온라인서 확산되는 ‘블랙페이스 밈’… 새로운 인종차별 논란

김현아 기자 2023. 3. 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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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블랙페이스' 밈(meme·유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조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백인 네티즌들이 SNS상에서 자신들의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기 위해 흑인 사진 등을 이용한 밈을 즐겨 사용하는 것.

디지털 블랙페이스는 얼굴에 검은 칠을 해 흑인으로 분장하는 '블랙페이스'에서 유래한 말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모습을 흑인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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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들, 흑인사진 이용 감정표현
CNN “디지털 차별 영역에 진입”
흑인 톱모델 타이라 뱅크스가 2005년 자신이 진행하던 ‘아메리카 넥스트 톱모델’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에게 화를 내고 있는 모습. 최근 온라인에서는 해당 장면을 편집해 ‘밈’으로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최근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블랙페이스’ 밈(meme·유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조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백인 네티즌들이 SNS상에서 자신들의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기 위해 흑인 사진 등을 이용한 밈을 즐겨 사용하는 것. 단순히 재미로 치부하기에는 흑인에 대한 이미지를 우스꽝스럽게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CNN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서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밈’은 톱모델인 타이라 뱅크스의 ‘분노 짤’이다. 사진에서 뱅크스는 인상을 한껏 찌푸리며 “너를 응원했는데, 어떻게 감히!”라고 외치고 있다. 코미디언 홀리 로건이 가발을 홱 벗으며 “내 가발 좀 잡아보라”거나, 유명 드래그퀸(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 루폴이 한껏 머리를 띄운 채 입을 떡 벌리고 있는 밈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공통점은 이들 모두 ‘흑인’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블랙페이스’ 밈이다.

디지털 블랙페이스는 얼굴에 검은 칠을 해 흑인으로 분장하는 ‘블랙페이스’에서 유래한 말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모습을 흑인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분노를 표현할 때 뱅크스의 사진을, 슬픔을 표현할 때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 눈물을 흘리는 밈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 밈에 등장하는 흑인들이 너무 행복하거나, 과도하게 건방지거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문화 평론가인 로런 잭슨은 CNN에 “많은 백인이 SNS에서 과장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흑인의 이미지를 선택하는데, 흑인들은 이를 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밈들이 결국 또 다른 인종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결국 이용자 스스로가 자신이 디지털 블랙페이스 행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흑인이 멍청하고, 시끄럽거나 폭력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백인이 온라인에서 이 같은 이미지를 공유할 경우 디지털 인종차별 영역에 진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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