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문동은과의 관계, 나라면 그건 분명 사랑" [인터뷰M]

김경희 2023. 3. 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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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정성일을 만났다. 작품이 크게 화제가 되면서 정성일은 국민 MC 유재석의 닮은 꼴로도 눈길을 끌고 작품 속 '하도영'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해석과 의혹을 받으며 그야말로 핫한 인물이 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성일은 "지금 카카오톡 프로필도 유재석과 저의 얼굴이 반반 섞인 합성 사진으로 해 놨다. 제가 봐도 똑같아서 기분 좋게 제가 쓰고 있다. 원래 닮은 꼴이라고 생각 못 하고 있다가 이번 작품 때문에 처음 알게 되었다. 너무 좋은 분과 닮았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극 중에서 '나이스 한 개새끼' '하도영'을 연기하며 많은 남성 시청자의 지지를 받은 정성일은 "예솔이 동생이 없어서 남성성에 대한 의심도 하시던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상을 하시더라. 너무 많은 게 깔려 있는 드라마여서 그런 상상을 하고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하도영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다 보니 서자 출신이 아닌가라는 말까지 돌더라."라며 재미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그는 "'나이스 한 개새끼'의 정의를 작가가 따로 이야기해 주지 않아서 그걸 찾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직접적으로 말씀은 안 하셨지만 하도영의 성격을 정확하게 표현한 건 운전기사에게 와인 주는 신이라 생각했다. 저가 기사를 나쁘게 대하는 건 아니다. 내가 안 마시는 와인이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도 내가 우산을 들고 있게 한 건 기분이 나빴을 것. 그것 때문에 운전기사를 자를 정도로 안하무인은 아니다. 그 운전기사는 파트 2에서도 나온다. 해고하지 않았다. 하도영은 채용할 때 신중하지만 일단 뽑고 나면 책임지는 인물이라 생각했다."라며 '하도영'이라는 인물이 어떤 성격이며, 그가 주변의 사람을 어떻게 쓰는 인물인지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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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하도영'이 '박연진'의 실체를 알게 된 이후 한 번에 내치지 않는 이유도 설명을 했다. 그는 "하도영은 과정에 굉장히 신중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그런 과정으로 얻어낸 결과는 자신이 책임지려한다. 과정에서 몰랐던 게 있었다 치더라도 어떤 결정을 했다면 3번의 기회를 주는 사람인데, 그 기회는 남이 아닌 자신에게 주는 인물이다. 연진에게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애초에 연진이를 선택한 자신의 실수에 대한 기회를 주는 걸로 생각하고 연기했다."라며 캐릭터의 속내를 밝혔다.

자신이 내린 판단에 냉철한 '하도영'이었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딸에 대해서는 엄청난 부성애를 보여주었다. "예솔이에 대한 마음이 어느 정도일지 처음에는 감이 안 왔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키우는 정이 무섭다는 게 공감되더라. 내가 모든 걸 걸었던 회사, 사회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아이를 지키려던 캐릭터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라고 이야기하는 정성일은 "저도 아이가 있지만 아이를 보면 너무 예쁘고 떨어져 있고 싶지 않고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만 보면 힘이 난다"라며 아들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극중 하도영의 행동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파트2에서 하도영의 선택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의문이 들었다.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나라는 개인적인 고뇌가 있었다. 파트2에 들어가면서 가장 몰락하는 인물이 하도영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하도영이 그런 선택(전재준의 살인)을 했다는 걸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런 짓을 하고 난 뒤 딸을 데리고 떠난들, 제정신으로 딸을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라며 극중 캐릭터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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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하도영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끝까지 하는 성격인 것 같다. 선택했다면 실행해야 하고 명확한 답을 내야 하는 인물. 그래서 다른 사람을 시켜 전재준을 처리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했던 거 같다. 한편으로는 남을 믿지 못하기도 했고, 괜한 빌미를 줘 약점 잡히기도 싫어하는 인물이어서 다른 사람을 시켜 차 사고를 낸 뒤 공사 현장까지만 데려다 놓으라도 했을 것"이라며 넥타이로 힌트를 줬지만 결국 하도영이 직접 전재준을 처리한 것이라며 명확하게 밝혔다.

극중 예솔이를 놓고 대립관계였던 전재준이었다. 전재준을 연기한 박성훈에 대해 정성일은 "둘 다 영화 '쌍화점'때문에 액션스쿨을 오래 같이 다녔었다. 박성훈도 운동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다 보니 둘이 액션을 펼치는 장면이 어렵지 않았다. '하도영이 싸움을?'이라는 의문을 가졌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은 '하도영은 배운 싸움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전재준은 날것 같은 싸움, 저는 복싱 자세를 취하는 싸움을 한다. 하도영이라면 호신용으로 검도나 권투 정도는 배웠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액션신의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송혜교와의 호흡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하도영이 문동은에게 느낌 감정이 무엇이었을까? 그는 "하도영이 박연진 곁을 떠나지 않는 게 문동은을 다시 볼 수 있어서일까 잠깐 생각했었는데 너무 소름 돋았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너무 멋진 남자를 봐서 그 남자를 다시 보고 싶어 언니도 죽였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면서 문동은 때문에 박연진 옆에 있는다는 건 사이코패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도영은 박연진을 이용할 사람은 아니었다. 하도영 입장에서 문동은이 사랑이라고는 못 하겠지만, 정성일 입장에서 좋아하는 일 하면서 숨이 막힐 정도이고 호기심이 생기고 설레이는 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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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하도영은 문동은의 사연에 빠져들며 마지막에 문동은이 즐겨먹던 삼각김밥도 먹게 된다. 평소의 하도영이라면 절대 먹지 않을 음식인데 그는 "그 대본이 제일 어려웠다. 왜 내가 여기서 삼각김밥을 먹는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재준이를 제거한 뒤 먹는 건지, 재준이를 죽이기 전에 먹는건지, 문동은을 생각하며 먹는 건지, 내 현실을 돌아보며 먹는 건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촬영할 때 뭘 표현해야 할지 오히려 모르겠다. 그래서 문동은을 선택했다. 동은이가 처음 건넨 삼각김밥, 그때는 먹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먹어보면 문동은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사람과 내가 뭐가 다를까라는 의문을 남기면서 먹었다. 답을 찾는 과정을 표현하는 장면이라 생각했다."라며 자신의 연기 중 가장 어려웠던 장면을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송혜교와의 장면은 송혜교의 도움을 엄청 많이 받았다는 정성일은 "제가 어디 가서 송혜교와 호흡을 맞춰 보겠나"라고 이야기하며 "원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의 송혜교 연기를 너무 좋아했었고, 그때 너무 멋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송혜교는 연기할 때 너무 멋있었다. 생각 이상의 것을 보여주니까 저도 덩달아 같이 집중할 수 있었고, 약간 묘한 기분이 들게 하고 끝나고 나서 잘 한거 같아 후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었다. 특히 기원에서 서로 지나갈 때의 장면은 제가 봐도 너무 멋있게 찍었더라. 음악과 장면 자체를 감독님이 잘 찍어주셨다."라며 송혜교와의 연기 소감을 밝혔다.

바둑 두는 장면에 대해 그는 "실제로 바둑을 두지 못해서 파지법은 따로 연습을 했다. 현장에 바둑 전문 기사가 오셔서 바둑을 두셨고, 지금 두고 있는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설명해 주셨다. 내가 어느 정도 먹히고 있는 상황인지, 어떻게 서서히 조여오고 있는 형세인 건지, 이쪽을 보고 바둑을 두고 있는데 시선을 두지 않는 다른 쪽의 형국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버렸다는 걸 설명을 해 주셔서 촬영할 때 감정 잡는 데 도움이 되었다. 바둑의 수에 맞춰 감정을 연기하려고 노력했던 장면"이라며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로 단 한 장면도 실제가 아닌 연기를 한 적은 없었음을 이야기했다.

이번 '더 글로리'를 통해 얻은 여러 이미지 중 '섹시한 중년'이라는 칭찬에 대해 그는 "처음 감독님이 예민하고 날카롭고 샤프한 느낌이 들면 좋겠다고 살 뺄 수 있냐고 하셔서 4kg 정도를 뺐다. 그런데 감독님이 너무 뺐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뺀 건데 싶어서 조금씩 미세하게 다시 찌워서 파트 2에서 보면 조금 더 살이 붙는다. 사실 감량 자체보다 감량한 걸 유지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라고 감량 사연을 밝힌 뒤 "화면에 보인 내 모습은 만족한다. 조명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멋있게 해 주셨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 글로리' 이후 지금도 여전히 연극과 뮤지컬을 하고 있는 정성일은 "차기작은 정말 많이 고민을 하고 있다. 너무 많이 찾아주시는데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신중히 명확한 걸 하고자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실 정말 잘 하고 좋아하는 장르는 코미디다. 코미디를 하면서 연기를 많이 배웠는데, 코미디 연기는 진실되고 열심히 연기하지만 보는 분들은 너무나 즐거워하신다는 게 매력이 있다."라며 하도영의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개인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장르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성일의 열연을 볼수 있는 '더 글로리'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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