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7세, 6세, 4세...나이지리아인 4남매 빌라 화재로 숨져

권상은 기자 입력 2023. 3. 27. 08:14 수정 2023. 3. 27. 14: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27일 오전 3시 28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지하1층, 지상 3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장비 23대와 인력 59명 등을 투입해 40여분 만인 오전 4시 16분쯤 진화했지만, 이곳에 살던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11세 여아와 7세와 6세 남아, 4세 여아로 이들은 남매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아버지(55)는 오른쪽 팔에 3도 화상, 어머니(39)도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막내인 2세 여아는 부모와 함께 대피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모두 11가구(41명)가 거주했다. 이 빌라를 포함해 이 일대에는 외국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불이 나자 대부분 자력으로 대피했으며, 이 가운데 10여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날 오전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실시한 결과 발화지점은 화재가 발생한 203호 출입문 입구 근처 바닥으로 지목됐다. 발화지점 근처에는 냉장고와 TV가 있었으며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를 기다려야 하나 현재까지 방화 여부에 대해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빌라 화재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이 소방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불이 난 현관 입구에는 TV와 냉장고가 멀티탭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기기와 전선 중에서 합선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진화에 이어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안방에 누워있는 4남매를 발견했다. 이들은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화재에 의한 질식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가 난 203호는 면적 21㎡로 출입문을 들어서면 주방 겸용 거실이 있고 앞쪽에 나란히 안방·작은방이 있는 구조이다.

이들 가족과 교류했던 나이지리아인 등에 따르면 남매의 아버지(55)는 2008년 한국에 들어와 가스레인지, TV, 자동차 등 중고물품을 나이지리아로 수출하는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