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두근거림

배광호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2023. 3.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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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철이 도래했다.

필자에게 있어 '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 등굣길에 피어있던 개나리와 봄 소풍이다.

우리는 설레는 일을 기대하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할 때, 또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때 일시적으로 심장이 뛰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경계는 정신적 자극이나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두근거림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정충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며 전반적인 몸 상태가 경계보다 더 좋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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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광호 한의학연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따뜻한 봄철이 도래했다. 필자에게 있어 '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 등굣길에 피어있던 개나리와 봄 소풍이다. 친구들과 말뚝박기를 하고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을 먹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 밤잠을 설쳤다.

우리는 설레는 일을 기대하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할 때, 또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때 일시적으로 심장이 뛰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일시적으로 카테콜아민 상승,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발생한다.

반면에, 우리에게 불쾌한 느낌을 주는 두근거림도 존재한다. 심계항진(palpitations)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긴장감, 불안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맥박이 빨리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뛰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 이러한 병적인 두근거림을 갖는 대표적 질환이 경계(驚悸), 정충이다. 경계는 정신적 자극이나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두근거림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정충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며 전반적인 몸 상태가 경계보다 더 좋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한약 처방으로는 우황청심원과 천왕보심단(천심환) 등이 있는데, 대중들에게 경계·정충이라는 용어는 낯설겠지만, 위의 두 약을 들어보거나 복용해본 경험은 많을 것이다.

심계항진의 유병률은 연구마다 다르지만 약 6-11%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살펴보면 2014년 15만 명 정도였던 환자 수가 2021년 30만 명을 넘어섰고, 한방 의료기관에 내원한 환자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을 기록해 증가 추세에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심계항진을 경험하면 심장의 이상을 걱정하지만, 이를 진단하기는 실상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실제로 부정맥 등의 심질환으로 인한 경우는 전체 원인의 절반이 되지 않고, 불안장애를 비롯한 정신과 질환도 약 30% 존재하며, 갑상선 질환, 빈혈, 갱년기, 약물, 식품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심계항진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커피에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고,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등도 마찬가지다. 또한 술과 담배도 두근거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술은 알코올의 분해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심장의 전도 지연을 유발할 수 있으며, 흡연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계항진은 보통 오래 지속되지 않아 병원에 방문해 심전도 검사를 받아도 이상을 발견하기 힘들 수 있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검사가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이벤트 기록 검사 등이다. 과거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는 활동하기에 다소 불편한 기기를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하고, 한 번에 24-48시간 정도의 심전도 데이터만을 얻을 수 있었던 반면, 최근에는 웨어러블 패치 소재로 일주일 이상 기록 가능한 기기들도 개발돼 과거보다 심질환 진단의 정확성과 환자 편의성이 증대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심전도 정보와 더불어 고유의 진찰법 중 하나인 맥진(脈診)을 결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건강관리 앱을 결합해 활동, 식습관, 스트레스, 불안 등 유발요인 파악과 함께 명상, 이완 요법 등 자가관리 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다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만족감 높은 심계항진 관리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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