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무실로 출근해”…이 나라 국민들 좋은 시절 다 갔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
특히 금융업종서 크게 줄어
IT업계는 되레 ‘완전재택’ 증가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던 재택근무 기조가 쇠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져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지시한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발표된 미 노동부의 비즈니스 설문조사 데이터를 인용해 작년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전혀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업장이 72.5%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해이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됐던 2021년의 60.1%보다 크게 뛰어오른 수치이며,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 76.7%에 근접했다. 직원 수로 보면 1년새 사무실 등 업무 현장으로 복귀한 근로자는 약 210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현장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운영한 사업장 비율도 전년 대비 13.4%포인트 급감했다. 특히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업종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운영한 금융업 분야 사업장은 2021년 44.9%에서 지난해 22%로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에서 재택근무 도입 사업장이 급감한 이유는 ‘생산성’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기업들이 직원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현장 근무 방침을 채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구인구직 기업 로버트 하프의 마이크 슈타이니츠 선임 디렉터는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또 신입사원 뿐 아니라 기존 직원들의 멘토링과 교육에 있어서도 사무실 근무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연이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지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글로벌 컨텐츠 기업 월트 디즈니는 이번 달 현장 근무를 주3회에서 주4회로 늘렸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5월부터 직원들에게 주 3회 이상 사무실 출근을 주문한 상태다. 이달 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메타 플랫폼의 마크 주커버그 CEO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접 만나는 시간이 (직원간) 관계를 만들어주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인 소매업, 외식업, 숙박업에서 고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8월 이후 민간 부문에서 신규 채용된 770만 명의 약 30%가 레저·접객업, 소매업에서 나왔다.

반면 미국의 재택근무 기조가 끝난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완전 재택 근무를 도입한 사업장이 2021년 10.3%에서 지난해 11.1%로 되레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의 완전 재택근무 비율은 42.2%로 전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슈타이니츠 선임 디렉터는 “화이트컬러 업종의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유연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