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55] 스페인 내전

강헌 음악평론가 2023. 3. 27.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 Clash ‘Spanish Bombs’(1979)

‘정의도 패배할 수 있고, 무력이 정신을 굴복시킬 수 있으며, 용기를 내도 용기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바로 스페인에서.’

작가 알베르 카뮈가 언급한 이 사건은 바로 스페인 내전이다. 1939년 3월 28일,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우파 반란군이 마드리드를 함락하면서 3년 가까이 이베리아 반도를 피로 물들인 스페인 내전은 제2공화국의 몰락으로 막을 내린다. 말이 내전이지, 이 전쟁은 공화파를 지지하는 스페인 바깥의 좌파와 자유주의자들, 프랑코 군대의 국민파를 지지하는 파시스트와 가톨릭 세력들 간의 국제전이나 진배없었다.

내전 초기 두 진영은 세력이 비등했지만 나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파시즘 쿠데타 세력에게 군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반면에 소련을 제외한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외교적 불간섭주의를 표방하던 루스벨트 미국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전세는 국민파로 기울게 된다.

수많은 지식인이 의용군 자격으로 이 내전에 뛰어들었다. 이때의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쓴 미국의 어니스트 헤밍웨이, <카탈로니아 찬가>를 집필한 조지 오웰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리고 내전 초기 국민파의 편에 선 나치 독일 공군의 게르니카 학살의 만행을 화폭에 담은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또한 이 내전의 가슴 아픈 산물이다.

1970년대 섹스 피스톨스와 더불어 영국 펑크 신을 대표했던 클래시는 그들의 명작 앨범 ‘London Calling’ 수록곡인 이 노래를 통해 스페인 내전의 비극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사람들을 풀어주라는 언덕에서의 울림/나는 1939년의 메아리를 듣고 있는 걸까?/시인으로 가득 찬 참호 누더기 옷의 군대/적진으로 돌격하기 위해 총검을 부착하네...(The hillsides ring with ‘Free the people/Or can I hear the echo from the days of ‘39?/With trenches full of poets, the ragged army/Fixin’ bayonets to fight the other line...)”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