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이다” KGC의 영원한 캡틴 양희종, 안양 연고팀 최초 영구 결번
안양 KGC 양희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07년 KGC의 전신 KT&G에 입단한 그는 무려 17년 동안 안양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뛰어난 수비력과 특유의 허슬 플레이를 앞세워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1-2012시즌, 2016-2017시즌, 2020-2021시즌 게 번의 우승을 함께 했다. 또한 주장으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다.
KGC는 그동안 양희종의 공로를 인정해 그의 등번호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SBS, KT&G, KGC를 모두 포함 안양 연고팀 최초의 영구 결번이 드디어 탄생했다. KGC는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양희종의 은퇴식과 영구 결번식을 열어 그의 마지막 순간을 축하했다.
다음은 경기 후 양희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은퇴식 소감?
너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은퇴식과 우승 세리머니 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해주신 구단 사무국과 임직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내가 화려하거나 대단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부족한 선수를 마지막까지 세세하기 챙겨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가문의 영광이다. 유니폼이 올라갈 때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와서 참느라 힘들었다. 내가 기록적인 부분에서 두드러지는 선수가 아니라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팀이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입단 후 3번의 우승을 했고, 4번째 별을 따러 가고 있는데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한 팀에 소속되어 감회가 새롭다.
지금 가장 떠오르는 순간은?
창단 첫 우승이 기억난다. 뱅크슛을 넣고 마지막 7, 8초 동안 수비했던 모습이 그 순간에는 기억이 안 났는데 끝나고 나니까 생각이 났다. 그 때 느낀 희열과 감동은 지금 돌아봐도 소름끼칠 정도다. 3번의 우승 모두 감사히 간직하고 있지만 창단 첫 우승이 가장 마음에 남은 우승이다.
인삼신기 멤버 중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다 너무 좋은 친구들이다. 오늘은 평소 많이 따랐던 (이)정현(삼성)이가 생각난다. 물론 (오)세근이도 있지만 정현이까지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오늘따라 생각이 많이 난다.
본인 선택에 맡겨야 될 것 같다. 나보다는 엄마의 권한이 크다. 본인이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생각이다. 또래보다 발육이 남다르다. 기대되는 피지컬을 갖고 있어서 한국농구를 위해 봉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하게 된다면 미국 유학도 보내고 싶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은퇴식에 강승윤의 캡틴이라는 노래가 나왔는데 평소 좋아하는지?
경기 전에 즐겨 듣는 노래다. 깜짝 이벤트였는데 구단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셔서 놀랐다. 이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싶다. ‘세상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감사한 분들이 많다.
강승윤과 친분이 있는지?
나는 아는데 그 분은 나를 모른다. 팬으로서 좋아한다. 아까 코트에 나오실 때 깜짝 놀랐다. 앞으로 더 노래를 자주 즐겨 듣도록 하겠다.
모든 선수들이 자기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올 시즌에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는데도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어서 후배들에게 고맙다. 이런 팀 문화를 더 잘 만들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사소하지만 선수들이 서로 지원 스태프를 더 많이 챙기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경기를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나게 하는 것 같다.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팀이 더 단단해져서 좋은 구단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은퇴식에서 ‘팀을 떠나는 선수 없이 잘 뭉쳤으면 한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FA(자유계약선수)라는 제도가 선수들한테 분명 좋은 기회다. 하지만 지난 개막 미디어데이를 가보니 KGC 출신 선수가 4명이 있었다. 10개 팀 중에 4명이 팀을 대표해서 왔다. 그 선수들이 같이 있었다면 가고자 하는 길에 더 빨리 도달했을 것 같다. KGC를 떠나 활약하는 선수들이 그립기도 하다. 그래도 남아있는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후배들이 KGC를 더 빛낼 수 있게 해줄 거라 믿는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미국으로 가는 것만 정해졌다. 선진 농구를 보고, 배우고,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얼마가 되던 만족할 때까지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구단과 이야기해보겠다.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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