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뿡뿡 방귀만 20번... 미치겠다” 원룸 세입자 울린 벽간소음, 해결책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옆집 남성의 잦은 방귀로 고통받고 있다는 글이 올라와 벽간소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층간소음과 비교해 벽간소음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문제 해결이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며 임시방편으로 벽에 석고보드를 붙일 것을 조언했다.
차 소장은 지난 24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최근 들어 벽간소음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벽간소음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방 쪼개기 시공’ 등을 벽간소음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거비가 상승하다 보니 집주인 입장에서는 불법적인 쪼개기로 한 실이라도 더 늘리려고 한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다면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8일 ‘옆집 방귀 소리 때문에 미치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취업해 지난 1월 월세 40만 원의 원룸을 구했는데, 옆집과 화장실이 맞닿아 있는 구조라며 방귀로 인한 벽간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하루에 방귀 소리를 20번은 듣는다. 소리도 정말 크다. 그렇게 악을 쓰는 방귀는 처음 듣는다”며 “나팔 부는 줄 알았다. 방귀 소리 들리면 스트레스 올라가고,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어서 항상 긴장 상태”라고 했다.
A씨는 “물론 그분(옆집) 잘못은 아니다. 싼 집을 구한 제 잘못”이라며 “이런 일로 스트레스받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약금을 물어주고 방음 잘되는 월세 70만원 집으로 옮길지, 계약 기간 10개월을 더 버틸지 조언을 구했다. 이 글은 일주일만에 약 10만회 조회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들은 “웃픈 사연” “누구 하나가 잘못한 문제가 아니라서 더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각자 벽간소음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벽간소음 문제는 이웃 간 흉기 협박과 살인으로 번지기도 한다. 지난 2일에는 양평군 양평읍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옆집 주민이 “냉장고 가동 소리가 시끄럽다”며 흉기를 들고 찾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경기 수원시의 한 원룸텔에 거주하던 20대 남성이 벽간소음 문제로 옆집과 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차 소장은 벽간소음은 층간소음에 비해 명확한 규제 기준이 없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층간소음의 경우 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전인증제와 사후확인제 등이 있지만, 벽간소음에는 관련 규제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차 소장은 “한국에는 벽과 벽 사이 세대를 구분하는 경계벽에 대한 기준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며 “쉽게 말하면 완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연구를 하고, 여기에 맞는 데이터를 모아 합리적인 규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차 소장은 벽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석고보드를 붙일 것을 권고했다. 그는 “앞선 사연에서 나온 방귀 소리 등은 저주파에 해당한다”며 “석고보드 조금 두꺼운 것을 사서 이중으로 두 겹 정도 벽에 붙이면 소음 저감 효과가 50~60%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완전히 밀착해 붙이면 효과가 없고, 약간의 공간을 둬야 공기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세 들어 살고 있어 접착제를 사용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책상 등 가구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면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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