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혈투 끝 현대캐피탈 눌렀다…승부는 3차전으로
28일 현대캐피탈과 3차전
女 도로공사, 챔프전 진출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이 임성진(24)의 활약을 앞세워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승리를 따냈다.
한국전력은 26일 현대캐피탈과 벌인 2022~2023시즌 V리그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 2차전 홈경기(수원체육관)에서 2시간 33분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대2(25-18 21-25 25-18 25-27 18-16)로 이겼다. 앞서 24일 열린 1차전에선 2시간 38분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던 한국전력은 이번엔 웃었다. 두 팀은 28일 천안(3차전)에서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임성진은 이날 팀 내에서 둘째로 많은 23득점(공격성공률 57.58%)을 올리고 디그(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는 것)를 9차례 성공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리시브 효율도 20%를 기록하며 잘 버텼다. 임성진은 3세트 24-18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에이스를 넣으며 세트를 결정지었다. 이후 승부처였던 5세트 5-5에선 연이은 디그로 탄성을 자아냈고, 14-14에선 균형을 깨는 오픈 공격을 꽂아 넣는 등 공수 양면에서 전천후 역할을 했다. 그는 두 팔을 들어 올리고 포효하는 등 화려한 세리머니로 코트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엔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3504명)이 몰렸다.
성균관대 재학 중 2020년 1라운드 2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임성진은 이번 시즌에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후회 없이 과감하게 하자고 다짐했는데, 이게 오늘 잘 통한 것 같다”면서 “(세리머니) 하나하나가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 같아 열심히 했다.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쉽지는 않은데 최대한 많이 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성진이가) 팀의 에이스가 되려는 것 같다. 리시브와 서브 등 (모든 부문에서) 든든하다”고 칭찬했다.
2005년 V리그 출범 원년 멤버인 한국전력은 이날 2005~2006시즌 이후 17년 만에 첫 PO 승리를 맛봤다. 한국전력은 2014~2015시즌에 정규리그 3위로 처음 PO에 진출했지만, 당시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 2연패했다. 2016~2017시즌에 치른 두 번째 PO에선 현대캐피탈에 한 세트도 못 따고 짐을 쌌다. 지난 시즌엔 코로나로 인해 단판제로 축소된 PO 무대에서 KB손해보험에 무릎을 꿇었다.
전날 열린 여자부 PO에선 리그 2위 현대건설이 3위 한국도로공사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위 흥국생명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는 도중 코로나로 인해 리그가 조기 종료돼 ‘봄 배구’를 아예 치르지 못했다. 이번 시즌엔 개막 15연승을 달리는 등 우승 의지를 드러냈지만, 주축 선수들이 거듭 부상당하는 악재에 시달리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수원=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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