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5·18 유족 만나러 한국행”

유족회 “만날 용의 있다”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가던 손자 전우원씨(27)가 오는 28일 입국해 5·18민주화운동 유족들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원씨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행 비행기표를 공개하며 “인천공항 도착 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 아는 게 하나 없고 어디로 가야 유가족분을 뵐 수 있는지 모르겠다, 도와달라”고 적었다. 공개된 비행기표에 따르면 우원씨는 27일 오전 0시50분 뉴욕공항을 떠나 28일 오전 5시2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우원씨는 이날 앞서 올린 글에서 “가능하면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에 한국에 가면 좋겠다”며 한국행을 암시했다. 그는 “정부 기관에 의해 바로 안 잡혀 들어간다면 짐만 풀고 5·18기념문화센터에 들러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통화에서 “전두환씨 손자가 유족을 만나러 오겠다고 하면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그가 폭로한 전씨 일가의 비리나 의혹이 모두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 일가의 한 사람으로써 본인이 용서를 구한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원씨는 지난 13일부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 폭로성 게시물을 연달아 올렸다. 그는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전재용씨는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우원씨는 전두환씨의 차남인 재용씨와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