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비명계 공격 통제불능…이재명 결별 선언 요구 빗발
자제 요청했지만 공세 지속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이재명 지키기’가 비이재명계 의원 ‘악마화’로 표출되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강력한 경고는 물론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지난 24일 경기 화성의 이원욱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 의원은 다음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회 공지 앱카드에 게시된 제 사진이 악한 이미지로 조작됐다. 본래 사진을 이상한 얼굴로 조작했다”며 “악마가 필요했나 보다”라고 썼다. 이 의원이 공개한 이들의 집회 공지 이미지에서 이 의원의 입과 눈매는 실제보다 날카롭게 변형돼 있다.
이 대표는 25일 SNS에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과 모욕,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적대감만 쌓일 뿐이다. 이재명 지지자를 자처하며 그런 일을 벌이면 이재명 입장이 더 난처해지는 건 상식”이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특히 ‘악마화’를 위해 조작된 이미지까지 사용해 조롱하는 것은 금도를 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한 후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비명계에 대한 개딸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내부 공격 중단 메시지는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체포동의안 표결(2월27일) 이후 내홍이 격화되자 4일과 15일 ‘원팀’을 강조했고, 1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는 강성 당원들에게 단합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만류에도 개딸의 ‘수박’ 색출과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당원 청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불체포특권 포기를 주장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영구제명 청원에 수만명이 동의했다.
개딸의 움직임은 기존 팬덤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대 진영 ‘악마화’까지…공격성·배타성 강해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6일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비전, 가치보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며 “(이 대표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인물에 대한 배척 현상이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유승찬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전 대통령 팬덤에 비해 (개딸은) 훨씬 공격적이고 부족화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보다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별까지 각오하고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4일 SNS에 “정치 훌리건, 악성 팬덤은 정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박살낸다”며 “당을 분열시키는 이들에 대해 이 대표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평론가는 “이 대표가 개딸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개딸들의 비민주적인 행태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며 “당도 극렬 팬덤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윤리규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엄 소장은 “이 대표도 장외투쟁 동력 등을 위해 강성 지지층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 소극적으로 말리는 것”이라며 “죽느냐 사느냐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무기(팬덤)를 해체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24일 울산 국민보고회에서 “(개딸이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스스로 개딸이라 소개한 당원이 “또래 당원들에게 물어보면 개딸 악마화에 대해 불만이 꽤 많아 보인다”고 하자 “개딸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정말 사랑스러운 딸이란 의미로 썼던 단어”라며 “요즘은 혐오 단어로 슬슬 바뀌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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