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소프트파워 적자 수렁, 생태계 혁신으로 돌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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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 이어 이제는 지식재산권(IP) 분야도 무역적자 수렁에 빠졌다.
지재권 수지는 만성적자를 보이다 지난 2021년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내 다시 적자로 되돌아간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 통계를 보면 적자 규모는 13억3000만달러(약 1조7200억원)나 된다.
우리나라 산업재산권 무역수지가 만년 적자인 것은 지불하는 특허 로열티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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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재산 적자 눈덩이
제조업에 이어 이제는 지식재산권(IP) 분야도 무역적자 수렁에 빠졌다. 지재권 수지는 만성적자를 보이다 지난 2021년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내 다시 적자로 되돌아간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 통계를 보면 적자 규모는 13억3000만달러(약 1조7200억원)나 된다. 세계를 사로잡은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 등 K콘텐츠의 기록적인 흥행이 있었으나 전체 적자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문화예술저작권 등 K콘텐츠는 사상 최대 흑자였다. 문화예술저작권은 2020년 처음 무역흑자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2020년 1억7000만달러, 2021년 4억달러에 이어 지난해엔 흑자 폭을 6억달러까지 키웠다. 드라마, 영화, 웹툰 등 K콘텐츠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K콘텐츠 흑자를 제외하곤 대부분 분야에서 수출이 뒷걸음쳤다.
한때 수출 효자였던 게임 등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은 전년 대비 20%나 급감했다. 적자 폭이 무려 18억4000만달러였다. 사상 최대일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7억달러 이상 불어난 수치다. 최대 게임 수출국인 중국의 규제 여파가 직격탄이 됐다. 최근 중국이 빗장을 다시 풀고 있어 기대감도 돌고 있으나 예전 같은 수출성과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과거 한국 업체와 비교가 안됐던 중국 게임사들이 그새 몰라보게 경쟁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재권 수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히 주시해야 할 분야는 산업재산권이다.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권리가 여기에 속한다. 4차 산업혁명기 산업재산권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엄청나다. 글로벌 통신업체 퀄컴은 연간 전 세계 특허사용료로 벌어들이는 금액만 10조원이 넘는다. 우리의 경우 특허 등 산업재산권 출원건수는 세계 5위권에 꼽히지만 질적 역량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미국 상공회의소 글로벌혁신정책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국제 지식재산 지수를 봐도 그렇다. 50개 평가지표를 활용해 순위를 집계한 결과 한국은 55개국 중 12위였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이 선두에 있다. 우리나라 산업재산권 무역수지가 만년 적자인 것은 지불하는 특허 로열티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업재산권 적자도 26억달러가 넘었다. 이중 특허·실용신안권 적자 규모가 19억달러에 이른다. 산업재산 적자 폭은 전년 대비 13억달러 넘게 늘었다.
소프트파워의 상징인 지재권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바탕이다. 물론 제조업 부진을 상쇄할 중요자원이 될 수 있다. 산업재산권 역량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선 신기술·신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정부도 이를 염두에 두고 전략 계획을 짜고 있지만 과감성이 요구된다. 더불어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과 게임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한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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