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착해서 어떻게 야구했는지 모르겠어요” … 구멍 난 두산 마운드, 이병헌이 미래다

전상일 2023. 3. 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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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잠실 야구장.

함께 있던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재는 너무 착해요. 너무 착해서 어떻게 야구선수 생활을 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이병헌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병헌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년 전 두산베어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선수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는 아랑곳하지않고 이병헌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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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오재일 상대 슬라이더로 삼진
이번 시범경기 무려 7경기 등판 … 좌완 필승조 역할 수행할 듯
인성이 뛰어난 선수로 아마때부터 정평
부상에도 1차지명 감행한 두산의 믿음, 이병헌이 보답할까
[서울=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언즈의 경기, 6회 초 2사 상황에서 두산 이병헌이 역투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 잠실, 전상일 기자] 3월 25일 잠실 야구장. 더그아웃을 지나다가 오랜만에 만난 이병헌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이병헌은 기자를 알아보고 “안녕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공손하게 모자를 벗으며 손을 내밀었다. 함께 있던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재는 너무 착해요. 너무 착해서 어떻게 야구선수 생활을 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이병헌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병헌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년 전 두산베어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선수다.

서울고 2학년 당시부터 ‘두병헌’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미 2학년 때 좌완이면서도 148km/h에 이르는 엄청난 볼을 던졌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이전 영동중 재학 시절부터 현 윤혁 팀장에게 소위 '찜'을 당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다만, 이병헌은 3학년때 팔꿈치 통증으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연습경기 도중 팔꿈치를 붙잡고 내려갔다(하필이면 그 날 현장에 기자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는 아랑곳하지않고 이병헌을 지명했다. 그 뒤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이병헌이 부상당했었던 당시 (사진 = 전상일 기자)

현재 두산 마운드는 공백이 상당하다. 초반 고전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세다. ‘딜런 파일’이 캠프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아 현재 상태가 불투명하다. 물론, 현 상태에서 팀에 합류는 된 상황이다. 매일 캐치볼을 하며 조심스럽게 상태를 보고 있다. 4월 한달은 투입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내부 분위기다.

그런데 딜런의 자리를 메꿔줘야할 선수들이 영 미덥지 못하다. 박신지는 3월 25일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 4실점 4자책점의 투구를 보여줬다. 제구도 구위도 미덥지 못했다. 또 다른 후보 김동주도 2경기에 나와서 13.5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중 이다. 작년 구원으로 뛰었던 최승용은 올해 선발로 보직을 이동한다.

그런데 구원 쪽도 말썽이다. 박치국이 그렇다. 박치국은 3월 26일 구원으로 등판해 4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에 폭투 2개, 사사구 3개를 주고 교체되었다. 물론,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점수를 몇점 주든 상관없지만 그 과정이 너무 나쁘다. 차라리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이병헌은 3월 26일 삼성전 6회 2사 후 오재일과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왔다. 최저 144km/h~ 최고 147km/h의 스피드를 기록했고, 카운트 3-2에서 130km/h 슬라이더로 오재일을 삼진으로 물러나게 했다. 아직, 제구가 다소 들쑥날쑥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충분히 150km/h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왼손 자원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언즈의 경기, 6회 초 2사 상황에서 두산 이병헌이 역투하고 있다. 2023.03.26. kch052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올 시즌 이병헌의 존재는 너무 중요하다. 그것을 반증이라고 하듯이 이승엽 감독은 이병헌을 무려 7경기에 등판시켰다. 거의 매경기 나오고 있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 좌완이 없는 지금 이병헌이 맡아야 하는 역할이 막중하다는 의미다.

이병헌은 야구 실력도 뛰어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의 언어로 ‘인성툴이 만렙’인 선수다. 이병헌과 3년을 함께 보낸 서울고 관계자는 “서울고 선수들은 개성이 강한 편이다. 워낙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오는 학교인데다가, 자율성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가장 착했던 선수 두 명을 꼽아보라면 단연 이병헌과 이재현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주변에서 사랑받았던 선수다. 책임감으로 2019년봉황대기 우승을 놓쳤을 당시 엉엉 울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이제는 인성도 경쟁력인 시대다. 인성이 뛰어난 선수들 중 성공사례가 많아야 스카우트 과정에서 인성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된다. 두산 베어스 코칭스테프도, 관계자들도 모두 이병헌의 도약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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