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벌고, 돈은 일본으로… 작년에만 1000억 흘려보냈다

장우진 2023. 3.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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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배당금 실태
오너 390억·日계열사 1062억
배당금 3배 타국으로 흘러가
롯데물산 등 일본 지분 100%
호텔롯데 상장시 또 수혜볼 듯
롯데월드타워. 연합뉴스

롯데의 '친일본색' 어디까지

롯데그룹 상장사들이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은 '바다 건너' 일본계 계열사에 배당한 것으로 본보의 분석결과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롯데그룹에서 일본계로 시작되는 지배구조가 공고함을 보여주는 수치다.

롯데그룹은 현재 국내에서 호텔롯데의 상장 시점을 엿보고 있는데, 호텔롯데 지분은 100%가 일본 계열이다. 재계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에 따른 지분 평가익과 앞으로 이뤄질 배당금까지 고려하면 오너 일가가 일본계 계열사를 통해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측은 일본 계열사 역시 오너가의 지배력 하에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돈을 벌어 일본으로 보내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게다가 국내 상장을 통해 일본 기업의 이미지를 희석할 것이란 롯데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日 휘하에 놓인 롯데…오너에 390억·日 계열사에 1062억 배당=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놓인 롯데지주의 소유지분은 오너일가(16.4%)와 계열사(25.3%)를 합친 지분율이 41.7%로 조사됐다.

자사주 32.5%를 포함하면 74.2%가 그룹이 가진 셈이다.

계열사 25.3%의 경우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롯데물산이 21.9%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롯데장학·문화·삼동복지재단 등 재단이 소유했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롯데물산 등은 롯데의 일본계 지분율이 100%이거나 이에 육박한다.

다른 계열사들도 대부분 롯데지주의 자회사거나 손자회사이면서, 동시에 일본계 계열사들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했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모든 상장 계열사들은 배당을 하고 있는데, 이들 배당금 가운데 상당 금액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변경한 롯데제과의 경우 롯데지주가 지분 47.5%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홀딩스·롯데알미늄이 12.7%(이하 오너·재단 제외), 롯데쇼핑도 롯데지주(40%)가 최대주주인 가운데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지분율 9.6%를 가졌다.

롯데칠성음료도 롯데지주(45%)외에 일본 롯데홀딩스(1.2%)와 롯데알미늄(7.6%)이 8.8%를, 롯데케미칼은 롯데주주(25.6%) 외에 롯데홀딩스가 9.3%를 갖고 있다.

롯데렌탈의 경우 호텔롯데(37.8%)와 부산롯데호텔(22.8%) 지분율이 60.6%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지난해 일본계 계열사에만 모두 1062억원을 배당해 오너일가(390억원)보다도 많았다. 이는 롯데지주의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국내 계열사에 배당한 금액을 제외한 규모다.

◇비상장 계열사 日지분 100%…호텔롯데 상장시 日 계열사 '짭짤'= 눈 여겨 볼 대목은 일본계 지분이 100% 또는 이에 육박하는 비상장사들이다. 이들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계 계열사들이 최대주주로 있다.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호텔의 경우 롯데홀딩스가 19.1%, 롯데계 사모투자회사 11곳이 72.7%, 광윤사 5.5%, 일본 (주)패미리 2.1%, 부산롯데호텔 0.55%와 자사주 0.17% 등 전량이 일본계 지분이다.

그 외에 롯데알미늄은 호텔롯데 38.2%, L제2투자회사 34.9%, 광윤사 22.8%, 부산롯데호텔이 3.89%를 갖고 있다. 롯데물산의 경우 롯데홀딩스가 60.1%를 보유했다.

이외엔 호텔롯데 32.8%, L제3투자회사 5.25%, 신 회장 1.82% 등으로 온전히 일본계로 볼 수 있다.

비상장사 중 배당을 단행하는 롯데캐피탈의 경우 롯데파이낸셜 51%, 호텔롯데 32.6%, 부산롯데호텔 4.7%, 광윤사가 1.92%를 가졌으며 ,나머지는 오너 일가와 롯데장학재단이 보유했다. 2021년 연간 배당액은 363억원으로, 작년 배당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측은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게 돼 '일본계' 기업 이미지가 희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에 따른 평가차익은 기존 주주에게 득이 되는데다, 배당을 할 경우 이 역시 이들 기업에 흘러들어가게 돼 롯데의 일본 계열사들이 만만찮은 이득을 취하게 된다.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은 오너·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60~70%대인 대신 소액주주 비중은 20~30%대에 그친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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