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SW구매 경쟁입찰 시행에… "제값받기 안전장치 필요"

팽동현 2023. 3.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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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 적용 유예기간 올해 종료
더존비즈온·한컴·안랩·티맥스
중견SW 4사 가장 큰 타격 예상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SW(소프트웨어)업계가 조달청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시행되는 상용SW 대상 MAS(다수공급자계약) 제도가 'SW 제값받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SW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달청은 MAS 시행을 앞두고 2단계 경쟁 시 제안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2021년 말 '상용SW 제3자단가계약 업무처리기준'을 개정하면서 MAS 적용에 부여했던 유예기간이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MAS는 품질·성능 등이 유사한 제품을 수요기관이 구매할 수 있도록 2인 이상의 계약상대자와 체결하는 공급계약이다. GS(굿소프트웨어)·CC(보안공통평가기준) 등 기술인증을 취득하고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상용SW제품의 경우 이전까진 미리 정해진 단가로 각 수요기관이 제3자단가계약(수의계약)을 통해 구매했다.

◇MAS에 고심하는 중견SW 4사= 앞서 조달청은 2019년 백신SW를 시작으로 상용SW 전반에 MAS 적용을 고려했다가 SW업계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21년 제도를 변경해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 해당되면 납품 요구금액 1억원 이상, 그 외 중견기업과 대기업, 외산제품은 납품 요구금액 5000만원 이상일 경우 MAS를 적용해 제안평가를 통한 2단계 경쟁을 거치도록 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MAS 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더존비즈온·한컴·안랩·티맥스소프트(연매출 순) 등 중견 SW기업들이다. 이들은 올해까지 정부·공공기관과 직접 일종의 수의계약을 맺고 SW를 공급했지만 내년부터는 5000만원 이상 규모일 경우 경쟁입찰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격경쟁이 불가피해져 수익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중소SW기업들은 대상 사업이 1억원 이상으로 높아 상대적인 영향이 덜한 편이다. 다만 SW제품 판매·유통을 총판사 등에 의존하는 곳이라면 그 업체가 MAS 적용 기준에 해당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갈 수도 있다. SW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 SW제품 550여 개가 MAS 제도 적용 대상이다. 다만 클라우드향 솔루션은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 덕분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SW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저가입찰에 따른 출혈경쟁이 반복되는 것이다. 현재 제3자단가계약에선 실거래가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됐는데, 경쟁방식이 도입되면 이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MAS 방식이 1차로 자격 선별을 거쳐 2차 경쟁에선 가격뿐 아니라 성능·실적 등도 평가하지만, 일부 업체가 전략적으로 저가입찰하면 다른 곳들은 기회를 잃거나 출혈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외산SW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MAS 경쟁도 'SW제값주기' 지켜야= SW업계에선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MAS 유예기간 연장을 바라는 분위기지만, 조달청의 제도 시행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초점은 현재 조달청이 준비 중인 MAS 경쟁 시 제안평가 기준으로 모아진다. SW업계는 △MAS를 적용해도 저가입찰 출혈경쟁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 △수요기관이 WTO(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정 비양허기관인 경우 SW산업진흥 차원에서 국산SW에 가산점 부여 등이 반영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MAS가 적용되는 사업의 예산 기준을 중견기업 기준 5000만원에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부·공공부문 SW·ICT사업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용SW구매 사업(총 3605억원, 4119건)의 건당 평균 액수는 약 8752만원이다. 중견기업 이상에 적용되는 기준가인 5000만원을 크게 웃돈다.

현재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판매되는 타 분야 제품 대다수는 공공조달 투명성·공정성을 위해 MAS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상용SW로 이를 확대 적용하는 데 대해 수요기관인 발주자들의 입장도 나뉘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적인 행정절차와 경쟁방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입장과, 양질의 SW 선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이 엇갈린다.

조달청 관계자는 "현재 MAS 제안평가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SW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무한정 가격경쟁으로 이어지지 않고 SW제값주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마련할 것"이라며 "중소 SW기업을 보호하면서도 SW업계의 경쟁을 촉진해 SW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제도 취지다. 같은 맥락으로 SW수출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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