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챗GPT' 호들갑 떨지만… 기초실력은 '부실'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3. 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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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베이트 분석데이터 입수
승자독식 'AI 생태계' 美·中이 기초연구·특허 압도
논문 작성수 세계 5위…질적인 측면선 한참 떨어져

전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초연구와 특허 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전 세계 5위권에 들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미·중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생태계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승자 독식' 구도로 시장이 고착화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글로벌 학술·특허 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의 '생성형 AI 특허 및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생성형 AI 분야에서 발표된 논문 가운데 전 세계 연구자들이 집중적으로 참고하는 '상위 1%' 논문의 경우 한국은 총 70건으로 조사 대상국 중 7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691건, 565건으로 1, 2위를 기록했다. 영국(144건), 독일(107건), 호주(93건), 캐나다(88건) 등이 그 뒤를 이었지만 절대적인 숫자 측면에서는 미·중과 격차가 컸다. 다만 삼성, 네이버, 서울대 등 한국 전체 논문 숫자는 총 2682건으로 중국(1만9318건), 미국(1만1624건), 인도(4058건), 영국(3484건) 등에 이어 전 세계 5위권에 들었다. 지난 5년간 전 세계 생성형 AI 관련 논문 중 약 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양적으론 제법 그럴듯한 성과를 냈지만 연구 논문의 질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화의 단초가 되는 특허(발명)에서도 크게 밀렸고 혁신 기술(상위 1% 특허)은 중국의 2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챗봇의 핵심 기술인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서 인용 횟수 상위 1% 수준의 '최우수 논문'은 18건에 그쳐 미국(267건), 중국(152건)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이번 분석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2018~2022년 전 세계에서 발표된 SCIE 등 질적·영향력 평가 기준을 충족한 논문 및 콘퍼런스 5만4899건과 고유한 특허(발명) 4만3405건을 전수조사해 이뤄졌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김진우 KAIST 초빙교수(AI 전공 박사)는 "AI 분야의 경우 선두 그룹이 생태계를 선점하고 더 많은 학습을 통해 기술 고도화를 이뤄내 격차를 벌리기 때문에 1, 2위가 아니면 살아남기가 어려운 승자 독식 구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생태계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이 기초연구와 개발(특허)에서 크게 밀리고 있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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