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말한다] 한승헌 변호사 2005년 7월 6일
2023. 3. 26. 17:21
한승헌 변호사(전 감사원장)가 젊은 시절에 '삼민' 출판사를 할 때 함께 근무했던 직원이 인사시켜서 사무실을 구경했다. 수많은 책과 액자로 꽉 찬 좁은 공간에 한 변호사가 앉아 있었다. 한 변호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에 처해진 김규남 전 의원을 추모하는 글을 잡지에 기고했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8년5개월 동안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때 호구지책으로 출판사를 차렸다고 했다. 자동차도 없이 인쇄소를 발로 뛰어다녔다고 한다. 그는 '동백림 사건' '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노무현 탄핵 사건' 등 한국 현대사 굵직한 사건들에 변호사로 참여했다. 남들이 자신을 인권 변호사로 소개하는 것을 보고 "변호사는 인권 변호가 본연의 임무인데 그러면 다른 변호사는 이권 변호사란 말이냐"고 했다. 겸손했고 유머 감각도 탁월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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