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4명 중 3명 국회 불신, 강성 지지층에만 기대는 정치 탓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국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한국의 사회지표' 조사에 따르면 국회를 믿는다는 응답이 24.1%에 그쳤다. 전년보다 신뢰도가 10.3%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물론 국가 기관 중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국회가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정치를 했다는 증거다. 국회가 이렇게 된 건 강성 지지층에 기대어 정치를 한 탓이 크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수완박법'에 대한 국민 다수의 반대 여론을 무시했다. 위장탈당 꼼수까지 써서 국회를 통과시켰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70% 이상 압도적 지지만 보고 밀어붙인 것이다. 국민이 반대해도 강성 지지층만 찬성하면 법으로 만들어 국민 전체에게 강요하니, 국민이 국회를 불신하는 건 당연하다. 지금도 민주당은 이른바 '개혁의 딸'이라는 강성 지지층에 휘둘린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당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민심이 확인됐지만 민주당은 이를 무시했다. 개혁의 딸 요구대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강성 지지층은 체포 동의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을 대변하라는 폭력이다.
국민의힘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김기현 대표는 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하겠다고 하더니 빈말이 됐다. 당직 인선을 보니 '친윤계' 일색이다.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원장은 물론이고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학용·윤재옥 의원까지 모두 친윤계다. 게다가 지도부에 영남 출신은 8명이나 되는데 충청은 1명도 없다. 윤 대통령 적극 지지층만 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을 껴안는 인사를 하고 정책을 펴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여야는 강성 지지층만 대변하면 선거에서 심판받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 의존하다 패배했다. 민주당의 지난해 대선 패배는 40% 콘크리트 지지층에만 신경 쓰다 60% 비토층을 만든 탓이 컸다. 국회는 국민 전체의 대표 기관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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