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DB하이텍, 소액주주 반발 넘을까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3.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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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주총서 표대결 예정
"기업가치 극대화할 것"
사측, 개인투자자 설득 총력
농심·태광산업·JB금융…
주주제안 수용여부 관심

3월 마지막 주는 전체 상장사의 73%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슈퍼 주총위크'다. SK·카카오그룹의 계열사를 포함한 총 1839개사가 주총을 여는 가운데 회사와 행동주의 펀드·소액주주 간 표대결이 예고된 KT&G·DB하이텍·JB금융·KT가 주목된다. 하지만 행동주의 주주제안이 잇달아 부결되면서 행동주의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은 27일부터 3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카카오 등 445개사, 코스닥시장에서 HLB·카카오게임즈·SM 등 1274개사, 코넥스시장에서 120개사가 정기주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2509개사 가운데 1839개사가 이번주에 정기주총을 여는 것이다. 일자별로는 29일에 가장 많은 상장사인 570개가 주총을 열고, 31일 483개, 30일 335개, 28일 295개, 27일 156개 순이다.

28일 주총을 앞둔 KT&G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다수의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회사와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KT&G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주주제안이 결국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주행동주의에 나서고 있는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KT&G에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분할 및 재상장, 주당 1만원 배당, FCP 추천 사외이사 선임, 자기주식 소각 등을 제안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인 안다자산운용도 배당금 증액과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KT&G 측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KCG인삼공사의 분할 및 재상장 안건을 제외하고 적법한 주주제안을 상정했다. KT&G의 주요 주주는 지난해 12월 기준 국민연금(7.08%), 미국계 자산운용사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7.12%), IBK기업은행(6.93%) 등이다. FCP의 비중은 1% 수준이다.

일단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G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3일 국민연금은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며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KT&G가 제안한 주당 5000원 배당안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고 봤고 자기주식 소각 결정을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하는 건은 주주제안 남용 우려를 이유로 반대했다.

KT&G는 소액주주 비중이 65%로 높고 외국인 비중도 43.8%에 달해 최대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의 향방이 표심을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고 분석된다. 의결권 자문사 ISS는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에 찬성하고, GL은 반대한다. 3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DB하이텍은 반도체설계 부문(팹리스)을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29일 정기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DB하이텍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한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액주주들은 배당금 확대, 추천 사외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했고 주총안건에 올라갔다. 표대결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7.94%)이 또 '키'를 쥘 전망이다.

JB금융지주는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30일 주총에서 표대결을 펼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배당성향 확대와 사외이사 추가 선임, 일부 사외이사 퇴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제출했다. JB금융지주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얼라인은 '해볼 만한' 높은 지분율 때문에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JB금융의 주요 주주는 지난해 12월 기준 삼양사(14.61%), 얼라인(14.04%), 오케이저축은행(10.99%), 국민연금(8.45%) 등이다. 표심은 결국 3대 주주인 오케이저축은행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주총이 예정된 KT는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지난 22일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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