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직 개편 임박···‘사무총장 유임’ 갈등 뇌관 될 듯

윤승민 기자 2023. 3. 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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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지난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일 굴종외교 규탄 태극기달기 행사에서 참석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안팎에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당직 개편’을 이르면 이번주 안에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거취론을 잠재울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당직 개편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만 당무와 내년 총선 공천을 총괄할 사무총장은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편의 폭을 두고 친이재명(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26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지난 24일 사의를 표명한 임선숙 최고위원과 친명계 의원들이 맡은 주요 당직 교체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15일 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이 시점을 전후해 지도부는 물밑에서 당 안팎으로부터 여러 제안을 받으며 당직 개편 대상과 후임자 후보를 추려왔다.

임 최고위원 외에 지난해 3월 대선 직후 임명돼 1년 넘게 일한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유력 교체 대상이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의원 모임인 ‘7인회’ 출신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도 개편 대상에 올라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담동 술자리 참석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대변인 등 원내·원외 대변인 일부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지도부는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교체하면 주요 당직자와 실무자들의 개편이 불가피하고, 당 안정화에 한두 달 가량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대표 등 지도부는 당직 개편을 당 안팎의 요구를 수용하는 통합·탕평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가 친명계 일색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을 극복하고 비명계 의원 일부에게 당직을 맡겨 공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 대표가 호남 몫으로 지명했던 임 최고위원의 대체자로 비명계로 분류되는 광주 지역구 송갑석·이병훈 의원 등이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직 개편 요구가 이미 분출된 만큼 개편을 늦추면 변화에 대한 요구와 지도부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며 “길게 끌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직 개편이 진행돼도 당 안팎의 잡음이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비명계 일각에서는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폭 쇄신을 요구해왔다. 사무총장이 내년 22대 총선 경선 및 공천 등 실무도 총괄하게 될 핵심 요직인데, 여전히 친명계로 분류되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자리하면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지난 22일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기소되자마자 당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이 대표의 직무 정지의 예외를 적용하자 비명계 전해철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며 당무위 의결에 기권하는 등 비명계의 반발이 점차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당직을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비명계는 ‘이 대표가 총선 공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할 수 있다”며 “개편 폭에 따라 ‘개편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당직 개편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할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지난 2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직 개편에 대해 “누가 바뀌더라도 단기 처방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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