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단교’하고 중국 손잡은 온두라스…13개국 남았다 [뉴스+]
온두라스·니카라과 등 “中 경제 지원 약속에 변심”
파라과이는 “중국 대응” 명목 10억 달러 요구
대만 언론, 잇단 단교는 “미국 영향력 줄어든 탓”
중국과 수교를 추진 중인 중미 국가 온두라스가 대만과의 단교를 발표했다. 이로써 대만과 수교를 맺은 나라는 13개국으로 줄었다.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무기로 대만 수교국들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의 힘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온두라스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대만 외무부는 대만 주재 온두라스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80년 이상 이어져 온 온두라스와 대만 간의 전통적인 우정을 무시한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대만 외무부는 “대만은 온두라스 정부에 중국의 수교 약속을 신뢰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은 온두라스의 결정을 환영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온두라스가 “역사적 발전과 시대의 진보 흐름에 부합하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온두라스의 단교 발표로 이제 대만과 수교한 국가는 전 세계 13개국으로 줄었다.
이번 온두라스의 결정도 경제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만 연합보는 온두라스가 자국의 노바 파투카 수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3억달러(약 3935억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대만이 이를 거절하자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2021년 12월에는 중미 니카라과가 대만과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중국과 손을 잡았는데, 당시에도 중국이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대만과 여전히 수교를 맺고 있는 나라들도 흔들리고 있다.
그에 앞서 중국은 파라과이에 대만과의 단교를 조건으로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수교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지난 2016년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뒤 더욱 거세졌다.
대만 수교국은 차이 총통 취임 전 22개국이었지만 6년 만에 9개국이 단교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대만을 지지하는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중국시보는 온두라스의 단교에 대해 “미국의 힘이 쇠퇴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의 수용을 요구하는 중국과 수교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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