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사운드’에 젖어볼까···밤베르크 심포니가 연주하는 드보르자크

허진무 기자 2023. 3. 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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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심포니 상임지휘자인 야쿠프 흐루샤. 빈체로 제공

독일의 정상급 오케스트라 ‘밤베르크 심포니’와 체코 출신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가 한국을 찾아 드보르자크의 음악을 선보인다. 오는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9일 서울예술의전당, 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잇달아 공연한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체코에 살던 독일인 음악가들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독일 소도시 밤베르크에 정착해 창단했다.

흐루샤는 공연기획사 빈체로를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드보르자크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사랑한다”며 “이른바 ‘보헤미안 사운드’를 가진 이 독일 오케스트라와 체코 지휘자인 저에게 이상적인 음악”이라고 말했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정체성은 ‘체코와 독일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식’과 ‘진정한 독일로부터의 뿌리’의 결합이죠. 저희 레퍼토리에도 그대로 반영돼요.”

이번 공연의 핵심 레퍼토리는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이다. 드보르자크는 체코(보헤미아)의 민속적 정서와 독일 음악 기법을 조화시킨 걸작들을 남겼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서울 공연에선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슈만 피아노 협주곡, 브루크너 교향적 전주곡을 선보인다. 경기·대구 공연에선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대신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흐루샤는 체코 드보르자크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흐루샤는 “한국 투어에서 연주할 두 교향곡은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연주할 때면 정말 편안한 곡”이라고 말했다. “음악의 언어는 국제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체코의 경우 어쩌면 순수한 민속 문화의 힘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체코는 카를 4세 이후 강력했던 역사가 없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힘이 아닌 창조적인 힘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밤베르크 심포니. 빈체로 제공

이번 공연의 ‘감상 포인트’를 묻자 흐루샤는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조언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조차도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해요. 음악을 만들어갈 때 시각적인 장면을 거의 떠올리지 않아요.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상태는 작품의 구조를 만드는 지적 요소와 결합해 전체적인 음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흐루샤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77년 역사에서 다섯 번째 상임지휘자이다. 2025년부터는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음악감독을 맡는다. 거장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2016년 내한 공연에 이어 두번째로 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한국인 음악가들과도 인연이 있다. 정명훈이 2006~2007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을 때 흐루샤가 보조 지휘자였다. 이번 공연에서도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선욱이 슈만 협주곡을 협연한다. 흐루샤는 “정명훈은 내 지휘 인생 초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지휘자 중 하나”라며 “한국인의 에너지와 기질, 그리고 섬세함과 정밀함이 성실한 연습과 준비와 만나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밤베르크 심포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한국인 단원 설민경·지상희는 “보헤미아 특유의 애수에 젖은 감성과 색채를 표현할 것”이라며 “밤베르크와 흐루샤의 드보르자크를 들으면 마치 체코로 여행을 떠난 느낌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밤베르크 심포니 내한 공연 포스터. 빈체로 제공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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