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지하수서 빗물보다 높은 삼중수소 검출…인근 유입 가능성은 없어

김현수 기자 2023. 3. 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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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빗물보다 높은 수준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다만 지하수 흐름으로 볼 때 삼중수소가 주변 지역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중수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쉽게 말해 ‘위험한 방사선’이다.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가 주관한 ‘월성원전 삼중수소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원전 부지 내부의 빗물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200∼1000㏃(베크렐) 수준이었다.

구조물 또는 지하매설 배관 누설 등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지하수 삼중수소 농도는 빗물 삼중수소 농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논란이 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관측정 WS-2 관측공에서는 2019년 5월 ℓ당 2만8200㏃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이후 2021년 6월과 12월 각각 ℓ당 2111㏃과 2206㏃이 검출됐다.

여전히 빗물 농도보다 높은 ℓ당 2000㏃ 이상의 삼중수소가 나온 것이다. WS-2 관측공 주변 관측공 2곳에서도 2021년 12월 ℓ당 2966㏃, 9359㏃이 검출됐다.

조사단은 관측정 오염 원인으로 증기발생기 취출수·터빈건물집수조·물처리실증화조 배수배관의 노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한수원은 누출이 아니라 빗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수원은 물처리실정화조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배관과 산 사면을 따라 매설된 배관 등 상당수 관을 교체했다.

조사단이 현장 조사 및 시험을 진행한 결과 문제가 된 지하수는 주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의 흐름을 봤을 때 원전 호기별 자연 배수 기능에 의해 지하수 흐름 체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빗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원전과 3㎞ 이상 떨어지면 ℓ당 40㏃ 이하로 관측되는 것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사용후연료 저장조의 방사성 누출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밝혔다. 구조물 기초 콘크리트의 균열로 물이 누수됐고 차수막(물막이벽) 손상도 있었지만, 별도의 배관으로 배출됐다는 것이다.

원전 주변 주민 360명의 소변 검사에서도 삼중수소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삼중수소 농도는 평균 ℓ당 2.55㏃이고 최대 ℓ당 39.3㏃로 나타났다. 최댓값으로 계산해도 자연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돼 흡수되는 피폭량의 1만분의 2 미만인 수치다.

한편 2019년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 안에 고인 물에서 ℓ당 최대 71만3000㏃(배출관리기준 4만㏃)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원전 부지경계의 지하 관측정에서도 고농도의 삼중수소가 확인되자 민관은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려 2021년 2월부터 2년간 조사를 벌였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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