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악수하면 내편?...정상외교 뒤, 감춰진 진실은 [추적자 추기자]
특히 최근에는 한일정상회담과 같이 만남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한 정상회담이 연이어지며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번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정상회담이란 말 그대로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 또는 정부 수반들끼리 직접 만나는 회담을 뜻합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만남이 대표적인 정상회담입니다. 정상회담은 그 특성상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협상보다는 거시적이고 상징적인 자리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 외교부 장관 회담이나 실무자 회담 등이 통상 사전이 이뤄져 대략적 합의가 전제되기도 합니다. 국가 정상들끼리 세세하게 모든 일을 챙길 수 는 없으니까요. 총론적인 합의나 선언문이 도출되는 게 일반적이고 통상적입니다.
원래 러시아까지 포함돼 총 8개국이 참석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및 돈바스 전쟁으로 결국 퇴출당해 현재의 G7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G7은 사실 미국을 중심으로 꾸려졌습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데 방점을 찍은 선진국 모임입니다. 물론 만남이 정기화된 G7 모임은 실질적인 과제 세팅이나 문제 해결보다는 국가 간 관계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친목질이란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최근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초청하면서 다시금 G7회의가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G7이 확대된 G20정사회담의 경우 경제규모와 대륙별 안배까지 잘 돼 있어 현재로선 전 세계 경제, 외교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결과 G20 정상회담의 결과는 세계무역기구, UN 등 국제기구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상회담은 단순히 국가 수장들끼리의 만남이 아니라 복잡하고 다변화된 국제질서속에서 어떻게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각 정부의 정무적 판단을 기초로 합니다. 철저하게 정치적인 연출인 셈입니다. 그런데 특히 최근 이처럼 상징성이 무척 큰 정상회담이 일상처럼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전격적으로 만나며 공고한 러·중 동맹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윤 대통령과 만난 직후 기시다 일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쟁을 진행 중인 당사자인데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은 각 전쟁 당사국을 방문해 공고한 동맹을 강조한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의 행보가 사실상 겹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 북한 등과 한 배를 탔고 우크라이나의 뒤편에는 유럽과 미국, 그리고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이 있습니다. 한일정상회담과 더불어 러·중 정상회담, 우크라이나·일본 정상회담은 현재 긴장감이 흐르는 국제정세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현대판 냉전이 다시금 펼쳐지는 가운데 이러한 역학관계가 결국 악순환의 고리 속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소모적인 전쟁구도가 장기화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볼모잡혀 양측의 극단화가 가속화될 경우 되돌리래야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공급됐던 대규모 유동성이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크게 축소되고 있는데다 무섭게 깜빡이는 최악의 경제위기 경고등 속에서 과연 정상들의 행보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입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딱 끼여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입니다. 대중 수출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는데 미국은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앞세워 한국의 부담을 늘려가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상들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글로벌 정세 속에서 한미정상회담은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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