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날려도"…심형래·이경규·박성광까지 '개감독'이 된 그들
심형래, 이경규, 김영희….
'영화감독' 박성광이 '웅남이'를 극장에 선보이면서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이 또 한 명 늘었다.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이유로 개봉 전 평가는 엇갈렸지만 '웅남이'는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이들은 왜 영화감독이 되려 할까.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빵빵' 터뜨리던 그들의 영화 성적표는 어떨까.
1992년에는 영화 '영구와 흡혈귀 드라큐라'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심형래는 이듬해 영화 제작사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해 '영구와 공룡 쭈쭈'(1993), '티라노의 발톱'(1994), '파워 킹'(1995), '드래곤 투카'(1996), '용가리'(1999) 등 괴수 영화를 꾸준히 만들었다.
장르적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영화 '디 워'(2007)가 관객 785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심형래는 감독으로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투입된 제작비 약 3500만달러(한화 약 448억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이후 이경규는 제작사 '인앤인픽쳐스'를 설립해 영화 '복면 달호'(2007)와 '전국노래자랑'(2013)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셈이다. 다만 직접 감독한 작품은 '복수혈전' 하나다.
그는 2007년 MBC '무릎팍도사'에서 "개그맨이 내 직업이라면 영화는 내 꿈이다. 꿈을 안고 살아가야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지지 않겠냐"며 오랜 시간 품어왔던 영화감독의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7년 단편영화 '모자'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안상태는 감독, 각본, 편집뿐만 아니라 동료 코미디언 안일권과 함께 주연을 맡아 연기까지 해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연출해온 단편영화 '커버', '봉', '적구', '수토커', '싱크로맨' 등 5편을 묶어 2020년 '안상태 첫번째 단편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로도 영화에 관심을 보여왔던 김영희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성인영화 '기생춘'을 연출했다. 전공을 살린 셈이다.
'욕'은 제3회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SESIFF) 개막작에 선정됐다. '슬프지 않아서 슬픈'으로는 제11회 세계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2회 한중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제1회 미추홀 영화제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정형돈과 손잡고 MBC 웹 예능 <돈플릭스2>를 통해 단편 영화 '끈'을 선보였고, 충무로 영화제 장려상도 받았다.
지난 22일 개봉한 자신의 첫 상업 영화 '웅남이'는 개봉도 하기 전 영화 평론가들의 가혹한 평가를 받아 논란이 됐다. 한 평론가는 영화 잡지 '씨네21'을 통해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며 평점 10점 만점 중에 3점을 부여했다.
그러자 영화 자체가 아닌 코미디언 출신 감독을 향한 편견이 담긴 평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번역가 황석희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에 "조던 필도 코미디언인데요"라며 박성광을 향한 부정적 반응을 꼬집었다.
실제 코미디언 출신 감독인 조던 필은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영화 '겟 아웃'(2017)과 '어스'(2019), '놉'(2022) 등으로 영화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박성광은 라이브 방송에서 평론가들의 혹평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화 평론가들은 제 영화를 안 좋아하시더라. 1점, 2점 주더라. 인정해야 한다"며 "저는 천재가 아니다. 훌륭한 사람도 아니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살아야만 하는 부족한 사람이다. 이게 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 14일 '웅남이' 언론배급시사회에서는 연출 도전 이유에 대해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했는데 개그맨이 먼저 된 것"이라며 "왜 개그맨이 됐을까 묻는 게 먼저 아닐까 싶다. 원래 영화감독을 꿈꿨고, 이를 되찾았다. 비로소 영화에 대한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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