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술핵무기 벨라루스 배치"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25일(이하 현지시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위협을 강화했다.

A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갑 관통력이 있는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러시아도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푸틴은 다만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해도 핵무기 통제는 러시아가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술 핵무기 저장 시설이 오는 7월 1일이면 완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이날 밤 러시아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오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도 러시아가 국제 핵무기비확산 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에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벨라루스에 핵무기가 배치되면 나토는 곧바로 러시아 핵무기를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략적으로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곳이 됐다.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러시아가 침공 이전 병력을 보내 주둔케 했고, 이 병력이 북쪽에서부터 우크라이나로 밀고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밀월관계를 유지해 벨라루스도 서방의 제재 철퇴를 맞았다.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공군을 통해 전술 핵무기가 발사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벨라루스 군용기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군 현대화를 도왔다고 밝혔다. 푸틴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벨라루스 공군기가 이미 10대에 이른다면서 이 군용기들은 언제든 출격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하는 전술 핵무기는 러시아가 지난해 벨라루스에 제공한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에 실려 발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술 핵무기는 3차 대전을 촉발할 수도 있는 강력한 장거리 핵무기와 달리 전장에서 전술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핵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