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어둠이 가른 빛

이솔 2023. 3. 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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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케리아 류민석

(MHN스포츠 이솔 기자) '내 춤은 박자를 따르지! 암흑이라는 박자를' - 케리아(별 수호자 라칸)

2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펼쳐진 2023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2R 최종전에서는 앞선 4세트 내내 주목받지 못했던 '그림자' 케리아가 빛 속으로 T1을 이끌었다.

블루사이드의 T1은(제우스-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 나르-오공-그라가스-자야-라칸을 선택했으며, 금지로는 세주아니-바이-제리-레나타-잭스를 택했다.

레드사이드의 KT(기인-커즈-비디디-에이밍-리헨즈)는 이에 맞서 제이스-신짜오-탈리야-바루스-노틸러스를 선택했으며 애니-앨리스-리신-아리-르블랑을 금지했다.

특히 과거 BLG시절, '봄의 황제 RNG'를 꺾어냈던 바루스를 다시 한번 에이밍이 선택했으며, 당시 비우비우가 선택했던 제이스가 다시 에이밍의 곁에 섰다. 포격에 일가견이 있는 조합이었다.

반면 T1은 '사막의 폭풍'을 꺾어냈던 그 주인공, 페라가스(페이커 그라가스)가 다시 미드라인에서 '사막의 후예' 탈리야(비디디)를 마주했다.

시작은 어둠 속이었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듯, 케리아는 별다른 활약 없이 팀의 고전을 지켜볼 뿐이었다.

4분경 '빛'과 같은 기인의 솔로킬, 빛보다 빠른 합류전으로 기인에게 계속해서 킬을 안긴 KT의 선수들. 그리고 빛과 같은 KT의 공격 속에 T1은 하릴없이 밀려났다.

바텀 습격에서도, 전령 싸움에서도, 미드 싸움에서도 빛보다 빨랐던 KT의 합류전은 마치 2세트, 리헨즈가 선보인 '타곤'의 그 태양처럼 T1을 빛 한가운데로 끌어내며 심판을 펼쳤다.

그러나 13분, 그림자는 처음으로 빛을 갈랐다. 바텀라인에서 케리아-오너(라칸-오공)가 상대 에이밍을 끈질기게 추격, 끝내 에이밍을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이어 합류하던 리헨즈-비디디 또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 대가로 T1은 가장 찬란한 빛, 페이커를 내줬다.

20분 기준 글로벌 골드 5천, 킬 스코어는 어느덧 10-3으로 KT의 리드가 이어졌으나, '어둠의 맹습'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1분 바론에서 T1은 바론마저 어둠 속으로 삼킬 기세로 KT를 불러냈다. 당황한 상대가 '빛'처럼 빠르게 당도한 사이, T1의 어둠은 기인(제이스)-커즈(신짜오)-에이밍(바루스)를 차례로 삼켰다.

특히 '불사대마왕' 페이커의 '어둠 세례'는 24분 상대 기인-커즈(제이스-신짜오)를 어둠 속으로 정확히 배달해냈다. 반면 불사대마왕이라는 이명답게 존야를 활용해 생존한 페이커의 활약 속에 구마유시는 에이밍을 1-1로 이겨냈으며, 제우스는 비디디(탈리야)와의 거리싸움을 승리하며 에이스를 띄워냈다. 어느 사이에 페이커를 노리던 리헨즈(노틸러스)는 검게 타버린 고철 조각이 됐다.

또 한번 어둠은 반짝였다. 27분 용 앞에서 펼쳐진 교전. KT가 3번째 용을 획득했으나, 상대의 뒤를 돌아온 케리아(라칸)가 상대의 '희망의 빛' 에이밍을 맹습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어둠의 맹습에 다르킨과 싸우던 육체도 이를 버텨내지 못했다. KT는 3명의 영웅들이 어둠 속으로 향했고, 어느덧 T1은 킬 스코어를 14-13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어둠도 사막 앞에서는 멈춰섰다. '사막의 후예' 비디디(탈리야)가 대지의 파편으로 어둠의 도래를 막았고, 사막마저 집어삼키려던 케리아(라칸)은 그 자리에 얼어붙으며 소멸했다.

ⓒMHN스포츠 이솔 기자, T1 선수단

비디디는 어둠을 몰아냈다고 생각했으나, 어둠은 아닌 듯 옆에 있었다.

페이커가 미드라인에서 상대에게 노려졌고, 이를 숨어있던 구마유시와 함께 습격한 케리아. 그는 어둠의 맹습을 겪었던 에이밍을 또 한번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갔으며, 환한 태양의 비호를 받던 비디디마저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저항은 격렬했다. 37분 사막의 후예와의 싸움에서 어둠은 다시 쓰러졌다. 이어 40분, 상대의 두 억제기를 파괴하고 시작된 5-5 교전에서 어둠의 맹습에 시달리던 에이밍이 끝내 어둠을 극복하고 최후의 생존자로 우뚝 섰다.

이후에도 장로드래곤, 바론을 둘러싸고 펼쳐진 빛과 어둠의 치열한 맞대결은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시간 52분 어둠은 빛을 발했다. 아니 '어둠'을 발했다.

53분 페이커와 커즈가 서로 없던 4-4 교전, 상대를 빛 속으로 몰아넣던 T1의 구마유시(자야)가 앞 돌풍으로 빛 속으로 정면돌파했다. 이어 그의 손을 맞잡은 '그림자' 케리아(라칸)가 상대 핵심 딜러진에게 미끄러지듯 화려한 등장(W)을 적중시켰다.

마치 그림자처럼, 상대 두 딜러진에게 찰싹 붙어 딜 타이밍을 없앤 케리아는 적 딜러진 한 가운데로 이동한 구마유시의 더블킬을 도왔다. 어둠이 빛을 가른 순간이었다.

끝내 기인(제이스)이 백도어를 시도했으나 그의 뜻은 하늘에 닿지 못했다. 54분 40초만의 경기에서 T1이 적진으로 향하며 그렇게 빛 가운데 우뚝 섰다.

승리한 T1은 오는 4월 1일, 승자조 최종전에서 젠지 이스포츠-한화생명e스포츠의 승자와 결승전 티켓을 두고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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