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날씨 좋죠"…방중 이재용, `시진핑 키즈` 천민얼 서기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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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오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 도착한 뒤 기다리고 있던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이 한마디만 하고는 말을 아꼈다.
다만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잠행에 가까운 이 회장의 방중 행보가 결국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속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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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지요?"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오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 도착한 뒤 기다리고 있던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이 한마디만 하고는 말을 아꼈다.
23일 베이징 도착 후 '로 키'(low key) 행보를 이어가던 이 회장을 만난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 이상 이 회장의 말을 듣지 못했다.
이날 오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발전포럼의 한 세션에서 연설자로 나서 중국의 혁신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덕담'을 하고, 중국 농촌 교육에 기여를 늘릴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발전포럼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글로벌 기업 고위 인사 100여명과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 등이 참석한다.
이 회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20년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3년 만이다.
발전포럼 참석에 앞서 이 회장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 측근 중 한 명인 천민얼 톈진(天津)시 서기와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장성 출신인 천 서기는 2002∼2007년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낸 시 주석의 눈에 들어 시 주석 핵심 측근 그룹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2018년 인구 3천만이 넘는 초(超) 대도시인 충칭시 당 서기로 발탁됐고, 지난해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톈진시 당 서기로 옮겼다.
이번 면담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와 텐진시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톈진에는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카메라모듈 생산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 공장이 있으며, 삼성SDI[006400]는 톈진에서 스마트 기기·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2차 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잠행에 가까운 이 회장의 방중 행보가 결국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속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 등 각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 확장에 제동을 건 이른바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이상의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중국은 이에 대해 22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계기에 "철두철미한 과학기술 봉쇄와 보호주의 행위"라며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 결국 '때가 때인 만큼' 이 회장은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의 재계 소식통은 "삼성전자로서는 중국 내 사업과 관련한 입장이 정해지기 전에는 어떤 말도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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