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장기 부상 극복한' 삼천포여중 김채린 “농구는 내 인생의 절반이에요”

방성진 2023. 3. 2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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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2월호에 게재됐다. 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는 2023년 1월 7일 오후 3시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김채린이 평소처럼 성실하게 훈련을 마칠 때쯤, 갑작스러운 통증을 마주했다. 경기 상황이나 강한 훈련 중에 찾아온 부상도 아니었다. 골대를 피하려다 찾아온 발목 부상이었다. 꽤 큰 부상이었다. 김채린에게 큰 악재였다.
삼천포여중에도 큰 악재였다. 삼천포여중은 김채린을 포함해 5명으로 경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 김채린은 동료 4명의 분투를 지켜봐야만 했다.
김채린은 오랜 시간 재활했다.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기자가 김채린에게 긴 부상을 어떻게 극복했냐고 묻자 “언니들과 뛰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어요. 내가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했고요"라고 덤덤하게 전했다.
김채린의 발목은 다행히 2023시즌을 앞두고 완전히 회복됐다. 그러나 삼천포여중은 2023시즌에도 5명의 선수로 대회에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채린은 2023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2022시즌처럼 아쉬운 시즌이 아닌, 알찬 시즌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삼천포여중 3학년 김채린입니다. 삼천포여중의 주장을 맡고 있어요. 신장은 173cm인데, 장신 선수가 없는 팀 사정상 4번과 5번을 보고 있어요.

포지션 변경을 생각하고 있나요?
원래 포지션은 센터였어요. 하지만 박선영 코치님께서 “이번 시즌부터 포지션에 구애받지 말고 경기하자”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래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보려 해요.

최근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다른 중학교들이 1월 말에 삼천포에 모여요. 다 같이 연습 경기를 치르죠. 이걸 ‘스토브리그’라고 불러요. 다가올 스토브리그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2023시즌을 앞두고 준비하는 게 있나요?
다양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 패스를 가다듬고 있어요. 포스트업과 공 없는 움직임도 신경 쓰고 있고요.

농구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유치원 때 클럽 소속으로 농구를 시작했어요. 삼천포초등학교에 진학한 뒤, 3학년 때부터 농구부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4학년 때 농구부가 해체됐어요. 교장 선생님께서 농구부의 숙소 사용을 문제 삼으셨거든요. 그렇지만 6학년 때 삼천포여중에서 선수 제의를 받고, 다시 농구부에 들어갔어요.

농구를 다시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모님께서 저한테 “네가 좋다면 열심히 해라. 대신 중간에 그만두지는 마라”고 하셨어요. 사실 초등학교 때 숙소 생활을 하는 것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하지 못해서 조금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농구부에 들어가지 않고 쉬었어요. 농구를 계속할지 고민했죠. 그렇지만 부모님 두 분 모두 농구를 좋아하시고, 저도 농구를 좋아해요.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들어갔죠.

플레이 스타일은 어떤가요?
포스트업을 많이 시도해요. 로우 포스트에서 포스트업을 하거나, 하이 포스트에서 스크린으로 동료의 기회를 만들어요.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연습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힘이 센 편이기도 하고요.

스스로 생각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잘 모르겠어요(웃음).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하지만 리더십이 있는 편이라, 동료들을 잘 이끄는 것 같아요. 2022년에는 언니들과 동생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고요.
다만, 경기 중에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해요. 성격이 급한 편이거든요. 경기 중에 실수를 하기도 해요. 코치님께서 그런 부분을 잘 짚어주셔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2022시즌은 어떤 시즌이었나요?
주말리그를 치르다 발목을 다쳤어요. 부상 과정도 황당해요. 훈련 마지막에 체력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골대를 피하다가 발목이 꺾였어요. 제가 다치면서, 선수단에 4명만 남았어요. 제가 다치지 않았다면, 저희 학교가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더 아쉬운 시즌이었어요.

부상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언니들과 경기를 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활했어요. 경기를 뛰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죠. 또, 제가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한 동료들에게 감사했어요.

2023시즌 삼천포여중의 주장이 됐어요. 어떤 주장이 되고 싶나요?
책임감 있는 주장이 되고 싶어요. 팀이 경기 중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제가 친구들을 이끌면서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요.

김채린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후, 삼천포여중이 4명의 선수로 시즌을 치렀다고 했습니다. 2023시즌에는 선수 보강이 잘 됐나요?
2명이 전학해 왔어요. 하지만 징계를 받아 2023시즌을 뛰지 못해요.(전학생은 1년 동안 중고농구연맹 주최 대회에 나설 수 없다) 그렇지만 신입생도 2명 들어올 것 같아요. 이번 시즌 중반까지 5명으로 대회에 나설 것 같아요. 

 

롤 모델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을까요?
삼천포여중에서 상주여고로 진학한 신태희 선수가 롤 모델이에요. 리바운드도 잘 잡고, 팀에서 보이스 리더 역할을 했거든요. 본받고 싶은 점이 많아요. 프로 경기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보게 되면 김단비(아산 우리은행) 선수와 한엄지(부산 BNK 썸) 선수의 플레이를 많이 봐요.

김채린 선수에게 농구란 무엇인가요?
농구를 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인생의 절반’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성격도 많이 달라졌어요. 원래 소심했는데, 농구를 하면서 많이 활발해졌거든요.
또, 농구를 하기 전에는, 몸도 안 좋았어요. 그렇지만 농구를 하면서,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농구를 잠시 그만뒀을 때 살이 급격하게 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농구를 다시 시작하면서 살도 빠지고 키도 컸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23시즌은 2022시즌처럼 아쉬운 시즌이 아닌, 알차고 좋은 시즌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 기량을 열심히 갈고 닦을 거예요.
선수로서도 발전하고 싶어요. 또, 경기 중에 두각을 드러내고 싶어요. 처음 보는 사람도 제 플레이를 보고 농구를 잘한다고 느낄 정도로요.

 

사진 = 본인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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