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려 생명유지장치 껐는데…뉴질랜드 남성 혼수상태 깨어나 미소
혼수상태에 빠졌던 뉴질랜드의 20대 남성이 생명유지장치 작동을 멈추자 오히려 깨어나 스스로 호흡하기 시작한 기적이 일어났다.
25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윈턴 킹(29)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지붕기술자이자 동네 럭비 클럽의 유망한 럭비 선수였다.
킹은 지난해 10월 23일 친구의 약혼식을 마치고 술집에서 싸움이 붙었다. 당시 18세 소년은 그에게 기습 펀치를 휘둘렀고 머리를 맞은 킹은 길바닥에 쓰러졌다. 이 사건으로 킹은 두개골 골절 등 부상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심지어 외상 후 기억상실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의료진은 킹의 상태를 고려해 그를 인공적 혼수상태로 유도할 것을 결정했다. 이후 생명유지장치의 도움을 받으면서 지내게 된 그는 뇌졸중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킹의 가족들에게 그의 상태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오른쪽 몸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전했다.
킹이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킹의 가족들은 절망했다. 결국 킹의 어머니와 여자 형제 2명은 고민 끝에 킹 자신이 그런 삶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의료진에게 생명유지장치를 꺼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킹은 생명유지장치가 꺼진 뒤 자가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더니 그는 혼수상태에서도 깨어났다. 그는 깨어난 뒤 병상에 누운 채 중환자실을 둘러보고 가족들을 향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킹의 여자 형제인 엠버 소우먼은 “킹의 그 작은 미소가 가장 큰 승리”라며 “그는 기적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깨어난 지 몇 주 뒤에는 말도 하기 시작했다. 킹은 퇴원 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친구들이 많다. 너무 많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사람이 병문안을 왔는데 그게 좋다. 사람들이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나를 돌보며 끌까지 지지해줬다. 우리는 모두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냈다”고 했다.
킹은 현재 전처럼 걷는 등 팔다리가 거의 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시력 손상으로 인해 운전을 할 수 없고, 일부 기억 또한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들은 킹의 회복력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의 상태를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은 뉴질랜드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학습 자료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킹을 폭행한 18세 소년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상태로, 다음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은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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