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男피겨 최초' 차준환, 세계선수권 은메달 기적... 이해인과 동반 입상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피겨 왕자' 차준환(21·고려대)이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으로 합계 196.39점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23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점인 99.64점을 달성한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총점 296.03점으로 우노 쇼마(일본·301.04점)에 이어 최종 2위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차준환이 처음이다.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 맞춰 연기를 펼친 차준환은 그는 두 개의 쿼드러플 점프 성공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쿼드러플 살코에서 수행점수(GOE) 4.16점,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GOE 3.53점을 받은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하게 해냈다. 트리플 플립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을 받았지만 플라잉 카멜 스핀, 스텝 시퀀스를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 4를 받으며 탄력을 붙였다.

차준환은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점프로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 트리플 악셀,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매끄럽게 소화했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이상 레벨 4), 코레오 시퀀스(레벨 1)로 연기를 마쳤다.

차준환의 은메달로 한국은 다음 시즌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출전권 2장을 차지했다. 한 국가에서 선수 한 명이 출전해 2위 안에 들면 다음 시즌 출전권 2장이 주어지는 ISU 규정에 따른 것.

ⓒ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남녀를 통틀어 김연아(은퇴)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김연아의 2013년 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10년 동안 메달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4일 이해인(17·세화여고)이 여자 싱글 은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차준환도 은메달 주인공이 되며 '최초 남녀 동반 입상'으로 한국 피겨의 역사가 다시 쓰였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