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尹정부 공안탄압”…같은 집회서 이재명은 “日 방사능 수산물”

채민석 기자 2023. 3. 25.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노총 등 진보 성향 단체 참여한 집회에
이재명·박홍근 등 민주당 지도부 참석
이재명 “멍게니 해삼이니 무슨 말을 했는지…”
대통령실이 일축한 日 언론 보도 꺼내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관계자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검찰이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민노총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노총이 25일 대규모 집회를 열어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집회에 참석해 최근 한일관계가 개선되는 것과 관련해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농수산물”을 한국이 수입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25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민노총 위원장 “尹정권, 국가보안법·국가정보원 앞세워 공안탄압”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우측에서 전국민중행동이 개최한 ‘윤석열 정권심판 3·25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이게 나라냐, 더 이상 이대로 살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심판하자”고 외쳤다.

양 위원장은 이날 집회 개회사에서 “국가보안법, 국가정보원 앞세워 공안탄압 자행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개회사에서는 “독재정권 시대의 어두웠던 과거로 회귀하는 윤석열 정부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대통령은 기존 남북합의를 쓰레기통에 처박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추진하고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고 한다”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굴욕외교를 일삼는 윤석열은 한국의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치고 1시간 30분 동안 서울 도심을 행진해 도착한 민노총 조합원 1만여명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이정미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도 자리했다. 단상에는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놓였다.

민주노총 주최로 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윤석열 심판 투쟁선포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호루라기를 부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방사능 오염된 日 농수산물”…이미 지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액 12년만에 최대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심판 3·25 행동의 날’ 집회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앞선 집회와 합쳐 총 1시간20분쯤 진행된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가장 마지막에 단상에 올랐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퍼주기는 잔뜩 했지만 받아온 건 없다”며 “식탁에 이제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농수산물이 올라올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멍게니 해삼이니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농수산물 수입을 요구했으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정계 지도자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멍게라는 단어가 나온 바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언급한 멍게는 후쿠시마현 북쪽의 미야기현 연안에서 잡힌다. 한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후쿠시마현을 포함해 주변 8개 현에서 잡히는 모든 어종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농산물도 14개현 27개 품목 수입을 금지했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활발하게 수입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어패류는 1억7000만달러(약 2210억원) 수준으로, 동일본대지진 전인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수입액 중 절반 정도는 활어였다.

이재명 대표는 단상 밑에 앉아 있을 때에는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 박 원내대표는 ‘매국외교 박진(외교부 장관) 김성한(국가안보실장)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파면’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밖에 ‘윤석열은 일본국 대통령인가’ ‘사법주권 훼손 말라, 대법원 판결 이행’ ‘윤석열 정권 심판’ 등의 손팻말도 등장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후드티를 입은 한 시민 윤 대통령의 얼굴과 욱일기를 합성한 그림이 그려진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서울 중구 환구단 앞에 25일 오후 걸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손덕호 기자

집회 장소에서 80m쯤 떨어진 환구단 앞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내건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민주당의 현수막에는 ‘윤석열 정권, 독일처럼 사죄도 안 하는데 일본을 왜 더 오만하게 만듭니까’라는 문구가 적혔다. 국민의힘 현수막에는 한일 수출규제 원상 회복, 셔틀외교 복원, 지소미아 정상화 , 미래기금 창설 등 정부가 내세우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 성과가 나열됐고, ‘오직 국익을 위한 외교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