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 'SKY?' 무슨 소용.. 휴학·중도탈락 '줄줄'.. 취업·월급 격차까지 '빈익빈 부익부'

제주방송 김지훈 2023. 3. 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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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취업 등에 '부정적 영향' 확인
졸업유예 등 2년 새 5,000명 이상 늘기도
취업시장 '양극화'.. 대학 따라 대우 달라
전문대졸·비수도권대 등 임금 하락폭 커
대기업-중소·영세기업 '양극화'도 한몫


길었던 코로나19 시기엔 최상위권 대학이라는 이름도 이렇다 할 버팀목이 되진 못했습니다.

갓 대학에 들어간 신입생들까지도 휴학이나 자퇴를 선택한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대면 수업 일색에 고물가 속에 경기 침체 여파로 재정 부담만 가중되는 탓에, 아예 다시 대입을 준비하는 등 '반수생' 등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졸업을 미룬 경우도 크게 늘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인해 열악해진 노동·취업시장 여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렇게 어렵게 취업문에 들어섰다고 해도, 기다리는 건 극과 극이었습니다.

일반대나 전문대를 줄업했느냐에 따라 취업 현장에서 대접과 월급 차가 뚜렷했고, 코로나 시국에 입는 타격감이 달랐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열악한 위치에 놓일수록 부정적 영향이 더 커, 이들 ‘양극화’ 구도에 대한 근본적인 요인 분석과 맞춤 대책을 서둘러야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시기, 신입생·상위권 대학 중심 휴학 늘어

오늘(25일) 통계청과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전날 공동으로 개최한 '제3회 한국의 사회동향 포럼'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부터 확산 이후인 2021년 사이 대학 신입생과 상위권 대학생의 휴학 비중과 중도 탈락률이 증가한 상황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취업시장 등 채용문이 좁아지고 반수생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했습니다.

발표에 나선 채창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 데이터베이스와 대학알리미, 지역별 고용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들을 제시했습니다.

■ 최상위권 대학 중심 휴학 등 증가세

우선 팬데믹 기간(2019~2021년) 일명 최상위권 대학으로 꼽히는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휴학생 비율이 많게는 2.6%포인트(p), 적게는 1.7%p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대학 생활을 충분히 누릴 기회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반수 준비 등을 위해 휴학생들이 ‘SKY’대학을 중심으로 확대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또 SKY대생의 중도탈락 비율도 증가해 서울대가 1.3%에서 1.5%로, 연세대는 .9%에서 2.1%, 고려대는 2.1%에서 2.7%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도탈락은 대학을 졸업 않고 자퇴나 미등록, 미복학 등 사유로 중간에 학업을 포기한 경우를 통칭해 일컫는 말입니다.


■ 수도권 대학 중심.. 1학년 휴학·중도탈락률 증가

일반대의 경우엔, 1학년의 휴학률이나 중도탈락률 증가가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입학한 일반대 신입생 휴학률은 2019년 17.8%에서 2021년 19.1%로 늘고 중도탈락률은 7.3%에서 7.9% 증가해, 상대적으로 코로나 이전 입학생에 비해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양상입니다.

코로나19 시기의 신입생들의 경우, 대학 생활 부적응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제주를 비롯한 비수도권에서 서울 등 수도권, 그러니까 이른바 ‘인서울(서울 내)’ 주요 상위권 대학 입성을 위한 움직임 등이 반영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졸업 요건 다 갖춰놓고 보류.. 2년새 5,775명 늘어

점점 위축되는 노동시장 환경은 졸업시기를 미루는 졸업유예로 드러났습니다.

졸업유예는 학위 수여 요건을 다 갖췄지만 시기를 연기해 학점을 유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전문대만 해도 2019년 202명에서 2021년 340명으로 크게 늘고 일반대는 같은 기간 2년새 1만 3,241명에서 5,775명이 늘어난 1만 9,016명으로 급증했고, 재적학생 대비 비율도 증가했습니다.

학사학위취득 유예생 증가는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노동시장 여건과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문대는 자연계열과 일반대 의학계열을 제외한 전 대학에서 졸업유예생이 늘었습니다. 취업 등에 유리한 학과를 빼고는 졸업을 미루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 대학에 따라 취업·임금 격차까지.. 양극화 '뚜렷'

코로나19 시기, 대학 수준에 따른 임금 격차 등이 생겨나면서 양극화 현상을 두드러지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일반대 졸업자보다 전문대 졸업자, 수도권대학보다는 비수도권대학 졸업자의 정규직 비율과 임금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임금근로자로 취업한 졸업생 중 상용직이면서 고용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정규직 비중은 일반대나 전문대 모두 2020년 하락했다가 2021년 재차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일반대가 2019년 56%에서 2020년 55%로 하락폭이 1.0%p로 크지 않아, 이후 2021년(61.5%)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만큼 회복했지만, 전문대는 그렇지 못한게 달랐습니다.

2020년(50.4%)의 하락폭이 7.1%p로 컸고 2021년(55%)에도 2019년(57.5%)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 일반대졸-전문대졸 임금 격차 '뚜렷'.. 취약계층 따라 '악영향'

임금수준 변화와 격차는 더 뚜렷합니다.

일반대를 졸업한 임금근로자는 과거 수준까진 아니지만 소폭 오른 반면,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오히려 임금 수준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일반대졸자는 2019년 208만2,000원에서 2020년 211만5,000원으로 증가했지만, 전문대졸자는 186만8,000원을 받던게 174만3,000원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평균 21만 원 이상이던 월급 격차가 37만 원까지 벌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일반대졸자보다 전문대졸자에게 더 분명히 드러났고, 이는 정규직 비율의 감소폭이나 근로시간 감소폭이 전문대의 경우 더 크게 나타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같은 하락세는 오래 가진 않아 2021년 월평균 임금은 2019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 월급 격차는 24만 원 수준까지 좁혔습니다.


■ 전문대-여성층 코로나19 부정적 영향 커

그렇다 해도 일반대졸자 임금은 ‘상승’, 전문대졸자는 ‘유지’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엄연히 격차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성별로 여성 대졸자 임금이 2019년 188만8,000원에서 2020년 183만4,000원으로 하락한 반면 남성 대졸자는 216만8,000원에서 220만8,000원으로 소폭이나마 올랐습니다.

채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열악한 위치에 놓인 층, 즉 일반대졸자보다 전문대졸자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 졸업자의 정규직 비율 감소와 임금 감소폭이 더 컸다"면서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기업 규모별 ‘양극화’ 초래.. 구조적 요인 찾아 해법 도출해야

기업체 규모에 따른 양극화 역시도 취업현장에 희비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영세 사업장이나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들 기업의 청년 취업자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종사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취업자는 증가했습니다.

즉 2019년과 비교할 때 2021년에는 중소기업의 대졸 임금근로자 취업자 수가 1만 5,000명 감소했지만, 종사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임금근로자 취업자수는 6,400명 증가하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경향은 전문대와 일반대, 성별, 전공계열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확인됐습니다.

채 연구위원은 "취업에 코로나19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대학 유형과 소재지, 성별, 전공계열별로 다소 상이했다.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 봤을 때 노동시장에서 열악한 위치에 놓인 층에 더 영향이 집중됐다"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고 특정 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적절한 지원 방안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더불어 또다른 전문가들은 "펜데믹에 이어 또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대학 현장이나 졸업후 상황들은 재차 재현될수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양극화를 자극하고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들을 찾고, 근본적 처방책을 제시하려는 노력들이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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