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세월호 9주기…4·16연대 모인 팽목항 다시 노란물결

이수민 기자 2023. 3. 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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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약 한달 앞둔 25일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기억순례가 팽목항에서 열렸다.

4·16가족협의회와 서울·대구·밀양·정읍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모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 전남 진도 팽목항 일대에서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팽목 집중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전남 진도 임회면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팽목항까지 약 10㎞를 걷는 기억순례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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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서 모여 10㎞ 팽목 기억순례 후 예술마당 등 문화제
"9년 싸웠지만 국가는 안 바뀌어…진상규명·책임처벌 이뤄야"
세월호 9주기를 약 한달 앞둔 25일 전남 진도 세월호팽목기억관 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서울·대구·밀양·정읍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모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 단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3.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약 한달 앞둔 25일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기억순례가 팽목항에서 열렸다.

4·16가족협의회와 서울·대구·밀양·정읍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모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 전남 진도 팽목항 일대에서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팽목 집중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전남 진도 임회면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팽목항까지 약 10㎞를 걷는 기억순례로 시작됐다.

행사에 참여한 100여명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고, 노란리본 스티커를 가방과 가슴 등에 붙였다. 맨 앞 선두에 선 기수대는 '잊지말자 0416', '기억, 약속, 책임' 등이 적힌 깃발을 들었다.

순례에 앞서 2학년1반 수진아빠 김종기씨는 인사말을 통해 "가족들이 차디찬 바닷물에 젖은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올 때 왜 내 아이가 죽어야했는지,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꼭 처벌하고 싶었다"며 "당시 전국민과 해외 동포들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말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강조하며 싸웠지만 9년째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29일 159명의 젊은 생명들이 안타깝게 희생하는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 바꾸자고, 노력하자고, 행동하자고, 기억하자고 했지만 국가는 그대로였다"며 "그러나 지금의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고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9주기를 약 한달 앞둔 25일 전남 진도 세월호팽목기억관 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서울·대구·밀양·정읍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모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 단체들이 기억순례하고 있다. 2023.3.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약 2시간의 걸어 행사 참여자들은 팽목항 바다 앞에 마련된 '세월호 팽목 기억관'에 도착했다.

기억관 앞에서는 시민밴드 '언제나 봄'이 예술마당 문화제를 준비했다. 밴드 '언제나 봄'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가사로 이뤄진 '아이유-이름에게', '여진-그리움만 쌓이네', '경서-밤하늘의 별을' 등의 곡을 연달아 불렀다.

특히 오후 4시16분쯤 '정준일-새겨울'이 울려 퍼질 때 지애학교와 청소년촛불모임 등 고교생 참석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한나양(조대여고 2학년·17)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세월호 사건이 있었다. 당시 TV에 나오는 배의 모습과 '배가 침몰했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무섭고 슬펐다"며 "시간이 오래 흘러 제가 희생자들과 같은 나이가 됐다. 친구들이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았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 슬픔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4월15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청소년기억문화제를 연다. 그곳에서 오늘 찍은 사진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계속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2학년6반 순범엄마 최지영씨(60·여)는 지난 1년동안 색이 바랜 기억관 컨테이너 벽화를 색칠하는 것에 열중했다. 최지영씨는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노란 페인트가 묻은 붓을 들고 봄꽃을 칠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남아있는 이곳은 항상 아픈 곳"이라며 "이곳에 올 때면 슬프고 아픈 것도 있지만 애들을 기억할 수 있는 자리라서 경건한 마음으로 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7년째 노란 머리로 염색을 하고 있다. 검은 머리가 나오면 덧 염색한다. 항상 기억하려고 한 머리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세상이 만들어지면 그땐 검은 머리로 살아갈 생각이다. 그때까지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 순범이 보고싶다"고 전했다.

세월호 9주기를 약 한달 앞둔 25일 전남 진도 세월호팽목기억관 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서울·대구·밀양·정읍 세월호를기억하는시민모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 단체 관계자들이 기억예술마당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3.3.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한편 단체는 이날 행사 후 팽목항에 있는 깃발과 프랑을 9주년을 상징하는 새 것으로 교체한 뒤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28일 세월호 엄마들의 연극 도전기를 담은 영화 '장기자랑' 시사회, 15~16일 9주기 전야제와 기억식, 14~16일 시민분향소 버스킹 등을 열 계획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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