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축구는 ‘육체적인 스포츠’로 변모했다

김희준 기자 2023. 3.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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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수트 외질은 '마지막 10번' 중 한 명으로 남을 것이다.

외질 만큼 빠르게 바뀌는 현대 축구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압박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녔던 외질은 조직적인 압박이 강화되는 현대축구에서 점점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격렬한 시대를 위해 설계되지 않은, 마찰 없는 축구 선수 외질에 대한 송가"라는 제목 아래 외질이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정상에서 내려왔는지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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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희준]


메수트 외질은 ‘마지막 10번’ 중 한 명으로 남을 것이다. 외질 만큼 빠르게 바뀌는 현대 축구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외질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랜 고민 끝에 나는 지금 프로 축구에서 은퇴할 것을 선언한다”라며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외질은 ‘10번 플레이메이커’의 정석과도 같은 선수였다. 독일 태생으로는 흔치 않게 유려한 발재간과 정교한 패스 실력을 가지고 있던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 현역 시절 세 시즌이나 리그에서 19도움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 독일 대표팀의 주전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반짝이는 가치를 방증한다.


특히 어시스트에 조예가 깊었다. 외질은 유럽 5대 리그에서 652경기에 나서 259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리오넬 메시(390도움), 토마스 뮐러(295도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0도움)에 이어 21세기 선수 중 4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축구에 ‘만약’은 없지만, 2015-16시즌 아스널 공격수들이 제대로 받춰줬다면 프리미어리그 최다 도움을 경신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다소 이른 쇠퇴기를 마주했다. 기본적으로 압박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녔던 외질은 조직적인 압박이 강화되는 현대축구에서 점점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외질은 34세의 나이에 1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지 매체도 이 점을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격렬한 시대를 위해 설계되지 않은, 마찰 없는 축구 선수 외질에 대한 송가”라는 제목 아래 외질이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정상에서 내려왔는지를 분석했다.


외질은 여전히 아름다웠으나 축구가 빠르게 변모했다. 2010년대 들어 조직적인 압박과 ‘콤팩트한 라인 설정’이 축구계 화두로 올라오면서 ‘클래식 10번’의 자리는 점차 사라져갔다. 오히려 압박에 취약한 데다 범용성마저 좋지 못했던 외질이 비교적 오랜 기간 클래스를 유지한 것이 이례적인 일이었다.


매체의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가디언’은 “외질에게 일어난 일은 축구 환경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축구는 훨씬 더 육체적이고 고강도의 압박을 중시하는 스포츠가 됐다. 이것은 단순히 옛날의 향수가 아니다”라며 축구라는 스포츠의 근본적인 변화가 외질 본연의 실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쪽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희준 기자 juny66@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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