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주가 오르는 대표팀…클릭 전쟁에서 패한 팬들의 불만도 커진다

이성필 기자 2023. 3.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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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도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가 끝난 뒤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했다. 이날 3백 명의 팬이 선착순의 행운을 얻어 지척에서 관전했다.
▲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도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가 끝난 뒤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했다. 이날 3백 명의 팬이 선착순의 행운을 얻어 지척에서 관전했다.

[스포티비뉴스=울산,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 A매치 낙수 효과는 울산을 흔들어 놓았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로 소집, 22일 오전까지 훈련한 뒤 오후에 기차를 이용해 울산으로 이동했다.

대표팀이 울산에 총 머무른 기간은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 경기를 포함해 3박4일이었다. 23일 공식 훈련 및 기자회견에 25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3백 명의 팬이 관전한 오픈트레이닝데이까지 꽤 긴 기간이었다.

이전에는 경기가 끝나면 바로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오픈트레이닝데이가 붙으면서 하루 더 머무르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팬들에게 축하 받기 위한 성격이 붙으면서 관심이 폭주했다.

흥미로운 점은 대표팀이 쓴 울산 시내 5성급 호텔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만실이었다는 점이다. 평소 요금의 두 배 가까이 됐음에도 선수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겠다는 팬심이 발동했고 서로 돈을 나눠 내고 트윈룸 등을 사용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예년 같은 시기에는 봄 관광철이어도 만실은 주말에나 됐다고 한다.

또, 경기 당일에는 동천체육관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 맞대결도 있었다. 원정 경기를 온 KGC가 대표팀과 같은 숙소를 사용했고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대표팀 투숙 호텔 관계자는 "동선 관리가 필요해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애를 먹었다. 선수들 머무르는 층은 일반 투숙객을 받지 않았고 식사 장소 등도 분리됐지만, 로비에서 기다리는 팬이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대표팀 호텔 입성에 실패(?)한 팬들은 주변 저렴한 비지니스 호텔에 투숙하며 선수들이 훈련하러 오가는 시간을 확인, 환영과 환송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해당 호텔 주중임에도 이례적인 만실이었고 조금 더 저렴한 모텔급 숙박업소도 혜택을 얻었다. 주변 상권 역시 유니폼이나 관련 상품을 들고 다니는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A매치 한 경기가 지역 경제에 일시적으로라도 훈풍을 만든 것이다.

▲ 오픈트레이닝에서 몸을 푸는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 오픈트레이닝에서 몸을 푸는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다만, 팬들의 불만도 있었다. 콜롬비아전에는 3만5천727명의 관중이 몰렸고 매진 사례였다. 대한축구협회가 회원제 및 온라인으로 표를 판매하면서 중장년층이 혜택을 받지 못해 울산광역시 축구협회와 울산 현대 구단에 문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울산 관계자는 "A매치가 벌어지면 늘 있어왔던 일이지만, 현장 판매분이 어느 정도는 불만을 잠재웠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예매로 매진이 됐기에 현장 관전을 하지 못했던 팬들의 원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회원제로 표를 구한 팬들도 불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유성은 씨는 "돈을 많이 써서 회원 등급을 올렸지만, 그에 따른 혜택이 없다. 우선 예매권이 있으면 뭐 하나. 1인당 2매에 불과하니 가족들과 함께 보기도 어렵다. 좌석 선택도 어렵다"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대략의 이야기는 들었다. 최근 2~3년 사이에 대표팀 인기가 더 오르면서 입장권 구하기 전쟁이라 축구협회도 매일 회의한다. 더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으니 이해를 부탁한다. 취소분이 생겨서 공석으로 남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이를 현장 판매분으로 돌리기에 어려움이 있는 현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픈트레이닝은 A매치 기간 1회만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 팬심이 요동치고 다음 경기 준비 과정에 집중력을 요구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요청도 있다고 한다. 친선경기만 가능하고 월드컵 예선 등 확실한 결과가 걸린 경기는 어렵다는 배경도 깔렸다. 인원을 더 늘리고 싶지만, 집중력이 깨지는 고민도 있다.

대표팀은 오픈트레이닝에 운이 좋게 클릭 전쟁에서 이긴 3백명의 팬에게 훈련이 끝난 뒤 약 25분 동안 사인과 기념 촬영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공지 후 입장권 발매 시작과 동시에 '1초 컷'으로 종료됐다고 안다. 이를 알고 있는 선수들은 열심히 팬들의 외침에 응답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마요르카)은 서로 경쟁하듯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대했다. 한국 문화에 적응 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팬들에게 사인해주며 인자한 미소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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