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난으로 ‘작은도서관’ 폐관 전국 1위…도 지원은 지속 감소 악순환

김보람 기자 2023. 3. 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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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경기도의 ‘작은도서관’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도의 지원까지 줄어들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9년 1천634곳에서 2021년 1천524곳으로 감소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폐관 수가 가장 많다. 전국의 작은도서관은 같은 기간 224곳 문을 닫았는데, 그 중의 절반인 110곳이 경기도에서 없어진 셈이다.

작은도서관은 ‘규모 33㎡ 이상, 도서 1천권 보유, 열람석 6석 이상’을 갖춘 소규모 도서관으로, 공공도서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책과 독자들의 거리를 줄이며 주민 여가활동의 장으로 이용되는 한편 저출산 시대에 어린이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도내 작은도서관이 근무인력조차 구하지 못하는 형편에 놓였다.

용인특례시의 A작은도서관은 자원봉사로 근무하던 사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만두면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3월 문을 닫았다. 성남시의 B작은도서관 역시 1년에 1천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며 10년간 자리를 지켰지만, 매달 100만여원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내지 못해 지난해 2월 폐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는 올해 ‘작은도서관 운영 내실화 사업’ 예산을 15억3천만원으로 편성하며 지난해 23억5천만원보다 35% 감액했다.

특히 작은도서관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조성 사업’은 지난해 11곳을 지원하던 것에서 올해 5곳으로 줄였다. 도는 수요조사를 통해 5곳의 기초지자체만 작은도서관 조성에 희망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초지자체는 추가 재원의 부담이 커 애초 사업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도내 기초지자체는 올해 도의 작은도서관 조성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도에서 지원받는 8천만여원을 제외한 2억여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책 구매비, 정보통신 공사비 등을 기초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운영 지원 사업’ 예산도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4천만여원 감소했다. 도는 지난해 686곳의 작은도서관에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656곳을 지원할 예정이다.

성남시의 한 작은도서관 관장은 “성남시 전체 작은도서관의 책 대출 수는 1년에 25만4천권에 달하지만, 성남 공공도서관 16곳 중 9곳은 대출 수가 25만권 미만인데도 3배의 운영비를 지원받는다”며 “존폐기로에 선 작은도서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매칭사업이다 보니 시·군의 수요와 재정 여건에 따라 줄어든 부분이 있다”며 “작은도서관의 원활한 운영 등을 위해 사업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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