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르포] 팬들은 버스 없어 새벽에 벌벌 떨었다…계속 감내해야 하나?

이형주 기자 2023. 3. 25. 1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팬들은 귀가할 버스가 없어 새벽에 벌벌 떨었다.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한국시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A매치 네스토르 로렌소(57)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 축구대표팀과의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춥고 아찔했던 대한민국vs콜롬비아 경기 이후 문수 경기장 앞 버스 정류장. 사진┃이형주 기자(울산)

[울산=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팬들은 귀가할 버스가 없어 새벽에 벌벌 떨었다.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한국시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A매치 네스토르 로렌소(57)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 축구대표팀과의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자, 대표팀이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원정 16강 성과 이후 치르는 첫 경기였다. 여기에 4년 만에 울산에서 열리는 A매치였다. 여러 요소로 인해 구름 관중이 몰렸다. 이날 울산 문수경기장의 32,727석이 모두 매진됐다.

경기 내용도 팬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30)이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하메스 로드리게스(31) 등 스타들이 즐비한 콜롬비아도 후반 2골로 응수하며 2-2로 재밌는 경기가 나왔다.

24일 오후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 2대2 무승부 종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후 클린스만호는 인터뷰를 진행한 뒤 12시에 가까운 시간에 버스를 타고 호텔로 귀가했다. 대부분의 팬들과 취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일부 팬들에게 이 시간대는 '지옥'의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종료 후 한 시간 동안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도보든, 대중교통이든, 차든 나가기가 어렵다. 때문에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경기처럼 오후 8시 킥오프인 경우 오후 10시 쯤 경기가 끝나고, 오후 11시쯤까지 팬들이 1차로 나간다. 빠져나가지 못한 팬들은 오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있다.

이날은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콜롬비아가 21분 지각을 하면서 킥오프와 경기 종료도 그만큼 미뤄졌다. 경기장 주변에는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집에 귀가하지 못한 팬들, 특히 차가 없는 팬들이 가득이었다.

이날 울산광역시가 팬들을 배려해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울산대공원 남문, 동문주차장 ↔ 경기장 동측 임시정류장(도보 15분 거리), 울주군청 ↔ 경기장 북측 임시정류장(도보 5분 거리)에 무료 셔틀 버스를 운영했다. 하지만 버스의 숫자가 팬들을 수송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했고, 또 오후 11시 30분까지만 운영된 한계도 있었다.

문수 경기장에서 번화가까지는 도보로 걸어가기는 상당히 먼 거리다. 번화가가 가까운 상암이나 다른 경기장의 경우와 달리 문수 경기장과 같은 경우에는 대한축구협회(KFA)의 추가 귀가 지원 대책이 필요했다.

자정 전후로 팬들은 거액을 지출하며 택시를 타거나, 추위에 벌벌 떨며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그 버스도 턱없이 모자라 팬들이 문으로 몰려 인파 압박의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날이 어두워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물론 팬들은 대표팀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가지고 이런 예상되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고 온 이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으로 매번 이런 것을 감수해야 하나. 사랑으로 온 팬들이 추위에 벌벌 떨며, 인파 압박 위험에 노출되고. 귀가를 걱정해야 하는가.

콜롬비아의 지각으로 정도가 심해진 점은 있지만, 그들이 늦지 않았다고 해도 인원 수의 차이일 뿐 같은 장소에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날 버스 정류장에 있던 한 여성 팬은 "경기 끝나고 새벽 1~2시까지는 셔틀 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무료가 아니라고 해도 2000원, 3000원까지는 낼 것 같다"라며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KFA가 자신들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팬들을 생각한다면 계속 이런 처사는 곤란하다. '사랑'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 강요가 될 수는 없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STN SPORTS 모바일 뉴스 구독

▶STN SPORTS 공식 카카오톡 구독

▶STN SPORTS 공식 네이버 구독

▶STN SPORTS 공식 유튜브 구독

Copyright © 에스티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