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고든 무어 인텔 창립자 94세로 별세

이해인 기자 2023. 3. 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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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무어 인텔 공동 창립자. /인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의 공동 창업자이자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고든 무어가 94세로 별세했다.

24일(현지 시각) 인텔은 무어가 이날 하와이에 있는 그의 집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인텔은 “컴퓨터가 매우 중요한,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고든 무어의 공헌 없이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항상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 뛰어난 과학자 그리고 영리한 사업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무어의 법칙’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무어는 1965년 과학저널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투고 논문에서 기술 향상으로 인해 반도체 회로의 집적도가 매년 2배로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향후 10년 간 유지될 것으로 봤다. 이후 1975년 그는 2년 마다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한다고 예측을 수정했다. 무어의 친구였던 캘리포니아공대 카버 미드 교수가 이를 ‘무어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무어의 예측은 현실화됐고, 반도체 업계의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고든 무어(맨 오른쪽)와 로버트 노이스(가운데) 앤디 그로브가 웃고 있다. 이들은 인텔 창업자 트로이카로 불렸다. /인텔

그는 1968년 실리콘밸리에서 로버트 노이스와 함께 인텔을 창업했다. 이후 앤디 그로브를 영입하며 인텔의 창립 트로이카로 불렸다. 무어는 이들과 함께 자신의 이론을 증명해냈고 인텔은 세계 1위의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 1979년에는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1997년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2002년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받았다. 미국에서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 중 하나다.

고든 무어(왼쪽)과 그의 아내 베티 여사. 이들은 2000년 자선 재단을 만들고 51억 달러 이상을 사회에 기부했다. /인텔

말년에는 자선 활동에 힘썼다. 2000년 아내와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만들고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다. 2001년에 재단과 무어부부는 캘리포니아 공대에 6억 달러(약 7800억원)를 기부했고 2015년에는 1억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한 돈만 51억 달러(약 6조 6300억원) 이상이다.

무어는 1929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남쪽 작은 해안 마을 페스카데로에서 자랐다. 그는 10살에 화학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1946년 산호세 주립대에서 화학전공으로 입학했다. 1948년 버클리대로 옮겨 1950년 졸업했고 같은 해 아내 베티와 결혼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공과대에서 1954년 화학과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브스는 무어의 순 자산을 72억 달러(약 9조 3600억원)로 추정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베티와 두 아들 케네스와 스티븐과 두 며느리, 네 명의 손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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