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한반도 영상 발굴 공개

이상현 2023. 3. 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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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100년 쯤 전인 1900년대 초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곳곳의 풍경과 풍물 등을 촬영한 기록영상 100여 편이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특히 평양과 신의주 금강산 등 북한 지역의 당시 모습이 담긴 희귀 영상들도 처음 공개됐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100년 전 한반도로 안내해드립니다.

◀ 리포트 ▶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최근 시작된 체험전시 '초기영화로의 초대'.

1889년 에디슨이 발명한 최초의 1인용 영사기, 키네토스코프와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발명한시네마토그래프가 실물 크기로 재현됐고, 그 시네마토그래프로 촬영된 세계 최초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요.

대한제국 시기던 1901년, 미국 여행가에 의해 우리나라 모습이 처음으로 촬영되고 상영됐다는 기록영상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소연/ 한국영상자료원 팀장] " 시네마토그래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많은 영화 촬영기들이 만들어져서 많은 탐험가들, 여행가들이 그 촬영기를 들고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세계 각국의 풍경들을 담기 시작했어요."

100년 전, 그 촬영기들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풍경과 풍물 등을 담은 100여 편의 영상자료가 이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최근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차장] " 해외에 있는 주요 아카이브라든가 우리나라에 왔다 간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예상되는, 자료가 있을 만한 지점들, 그런 부분들을 조사를 오랜 기간 한거죠. 하다 보니까 조금씩 조금씩 실타래가 연결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자료들도 들어오고 그렇게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수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번에 공개된 영상들은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10개국, 30개 장소에서 발굴해 수집됐다고 합니다. 특히 지금까진 볼 수 없었던 북한 지역의 여러 모습이 담긴 장면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일제강점기던 1924년 10월,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엔 황해도 사리원에서 열린 축산공진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일본 소학교 학생들에게 조선의 지리와 산업을 소개하려 1934년에 제작된 교육용 영상.

부산에서 시작해 대구와 한양 인천을 거쳐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는데요.

금강산 1만 2천봉의 빼어난 풍광과 관동팔경중 으뜸이라는 총석정이 먼저 등장하고요.

동양 최대 발전소였던 함경남도 부전강, 수력발전소와 함흥 공업단지의 모습, 압록강의 침엽수림과 압록강 철교를 통해 만주로 향하는 열차, 북서부 광산과 제철소 등 북한 지역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초반 사이에 미국 선교사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선 경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태종무열왕릉비 귀부에 올라타고 첨성대에도 올라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차장] "일제강점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부터 한국의 관광코스들이 개발이 됐거든요. 그래서 조선을 여러가지 계획에 의해서 정책적으로 이런 방향 이런 방향 개발을 해나가는 와중에 관광쪽으로도 조선총독부 등의 여러가지 오랜 계획의 결과로서 금강산 평양 경주 이런 관광코스 같은 걸 개발을 해서 그래서 관광 기록영상이 좀 많아요."

이 영상에선 남북으로 통하는 기본 통로를 막아섰다는 황해도 지방의 요새 정방산성.

또 조선시대 누각인 을밀대와 조선의 3대 정자였던 부벽루, 학교와 병원 등 대부분 평양과 그 주변의 모습들로 구성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영상 가운데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이 기록물.

캐나다 출신 사업가이자 선교사가 1929년 10월 경복궁 후원에서 펼쳐진 조선박람회 피로연을 시작으로 13년에 걸쳐 우리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것으로, 5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과 희귀한 장면들이 대거 포함돼 기록적 가치가 높은 영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석지훈/ 한국음반 아카이브연구소 선임연구원(한국 근대문화사 연구자)]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지 않을 곳만 골라다니면서 촬영한 것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도 당시의 산업사라든지 경제사라든지 이런걸 연구하시는 분들이 보면 굉장히 획기적인 자료입니다. 왜냐하면 특히 이런 것들의 대부분이 북한 지역에 있기 때문에"

함경남도 함흥에 있었던 기독교 선교기지 내의 학교 수업 모습과 여러 체육활동, 또 교회에서의 예배모습과 병원에서의 진료모습 등이 다양하게 촬영됐습니다.

특히 이 영상은 1936년 9월, 서울 문묘에서 열렸던 석전대제와 37년 5월, 정동 영국공사관에서의 대영제국 기념일, 축하 가든파티, 또 활짝 피어오른 덕수궁의 작약 화단 등을 컬러필름으로 남겼고, 이는 현재 확인된 것중 가장 오래된 한국 관련 컬러 영상으로 평가받는데요.

이보다 앞선 1932년엔 한해 전에 완공된 금강산 철도의 종착역 내금강역과 한국전쟁때 소실된 금강산 4대 사찰 장안사같은 희귀한 영상들이 추후 컬러로 재현할 수 있는 필름으로 촬영됐습니다.

[석지훈/ 한국음반 아카이브연구소 선임연구원(한국 근대문화사 연구자)] "그 당시에 유행을 하고 있던 필름의 종류가 컬러필름도 있었고 흑백필름도 경우에 따라서 컬러를 재현할 수 있는 그런 구조의 필름도 있고 그런데 이런 것들을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이걸 다각도로 촬영하고 기록하려고 했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이런 종류의 필름은 한국 관련해서는 단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 이건 획기적인 자료다."

처음 접하는 100년 전 우리 땅의 다채로운 모습들.

그곳은 남북의 구분이 없었고 서로가 섞여 살던 한민족의 한반도였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이상현 기자(sh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6741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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