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된 운동? 틈만 나면 '인민보건체조'

문정실 작가 2023. 3. 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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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해마다 이맘때 봄꽃 필 때면 이제 진짜 운동해야지 하면서 여러 계획 세우시는 분들 많죠? 그런데 북한은 어떨까요? 오늘은 북한의 일상 체육, 체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해 보이는 두 분 모셨습니다. 평소에 건강 관리 어떻게 하세요?

◀ 성문정 ▶

꽃 피는 봄이 오면 사실 반드시 해야 될 게 하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뭐예요 반드시?

◀ 성문정 ▶

자전거 타기입니다. 한강변을 따라서 춘천이나 양평까지 가는 그 길은 정말 멋있습니다. 저는 그런 자전거를 타면서 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 나민희 ▶

북한에 있을 때는 북한에 삼방송이라고 해서 라디오 비슷하게 생긴 게 집집마다 벽에 걸려 있었거든요. 거기서 이제 아침에 한 5시 반, 6시 이때쯤 되면 딴 따라다라 딴딴 딴딴라딴딴 인민보건 체조 시작 하면서 이제 체조가 나와요. 가슴 운동 나란히 하면서 이제 하나하나 알려주거든요. 그렇게 아침부터 운동을 시작해라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도 예전에 TV에서 국민 체조가 나오고 학교에서도 국민 체조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 성문정 ▶

참 국민체조라는 말 오래간만에 들어봅니다. 1976년도에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보급을 했는데 사실 국민체조에 대한 평가도 비판적인 측면들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일본 자위대가 라디오 체조라는 개념으로 국민들한테 보급했던 것을 우리가 그대로 운영해서 왔다라는 평가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판적인 평가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우리 고유의 가락인 아리랑 리듬에 맞춰서 새천년 건강 체조도 만들고 보급하려고 했던 시기들도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도 아까 나민희 씨가 말씀하신 인민보건체조 우리나라의 국민체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인민보건체조~, 가슴운동부터 시작. 하나 둘 셋 넷."

◀ 김필국 앵커 ▶

사람들이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는데요. 이 영상은 지난 1월부터 조선중앙tv에서 방송하고 있는 인민보건체조 겨울판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체조를 하는 사람들 뒤로 눈 내린 평양 시내 풍경을 비롯해서 류경 안과 종합병원, 평양 강냉이 가공공장, 농촌 살림집 그리고 중앙동물원 등 북한 주요 랜드마크들이 등장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인공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체조를 하기도 하는데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렇게 새로운 영상을 제작해서 방송합니다.

◀ 나민희 ▶

룡악산 샘물공장 저기가 되게 북한의 생수 중에 대표적인 어떤 샘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평양의 고층 아파트들도 그렇고 김정은 정권 이후에 세워진 어떤 평양의 랜드마크들 한마디로 평양이 이만큼 살기 좋은 곳이다. 이렇게 변해가고 있다. 이런 선전도 하고 있는 것 같고 제가 거의 영상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 북한에서는. 그냥 라디오로만 나와가지고 등배 운동을 저는 등배라고 못 들고 등대라고 항상 들었거든요. 등대를 뭘 운동을 하라는 건가 했는데 영상을 보면서 알았어요 얼마 전에. 아 저게 등배였구나 이런 식으로. 그때 북한에서는 그냥 해라 해라 그러니까 마지못해 했던 거지 크게 막 신나서 했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우리나라 국민 체조는 이제 예전처럼 자주 많이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런 체조가 꽤 긴 시간 유지되는 것 같은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 성문정 ▶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일반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활동이 너무나 많이 다양하지 않습니까? 국민 체조가 많이 사라져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 같은 경우는 인민의 건강한 체력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입니다. 이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법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아무리 사회가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만들어서 보급한 이런 인민 건강 체조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런 체조 외에도 북한 TV가 북한 주민들이 운동하기 위해서 찾는 곳이라면서 자주 소개하는 곳이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스케이트를 대여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 북한 TV가 대중체육 봉사기지라고 강조하는 인민야외 빙상장입니다.

"온 가족이 스케이트 타러 다 같이 왔습니다. 우리 딸리 아침부터 얼마나 조르는지 한 번 타 보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TV에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스케이트를 즐긴다고 강조합니다. "철부지 유년시절로 되돌아간 듯 싶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건 남한의 스포츠센터에 해당하는 북한의 운동센터입니다. 운동기구 위에서 달리고 또 벨트로 허리 마사지를 하는 등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이 운동을 하고 난 뒤에는 몸이 가벼워지고 탄탄해지는 것이 막 알립니다."

◀ 차미연 앵커 ▶

나민희 씨도 북한에 계실 때 종종 이용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북한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지 뭐 이런 것들이요.

◀ 나민희 ▶

주말에 한 번씩 가긴 했는데 워낙에 조금 거리가 있다 보니까 이제 한 번 가려면 주말에 하루 잡고 가야 되는 거리거든요. 지방에서는 좀 많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지방에서는 TV를 보면서 평양 사람들은 저런 것도 하고 있구나. 근데 이제 우리는 저런 걸 언제 해보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평소에 자주 갈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죠.

◀ 성문정 ▶

외형적으로 보면 북한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체육관 운동장을 의무적으로 짓듯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거의 방치가 된 상태에서 낡고 흉물처럼 많이 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 같은 데서 북한에서도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승마를 한다. 스쿼시를 한다. 포켓볼을 한다. 이런 부분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나는데 사실 그건 일반 대중들에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죠.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더 취약한 부분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들이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정권 홍보를 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 중에 하나일 뿐이지 실질적으로 그 화면처럼 북한의 일반 국민들이 즐겁게 생활체육을 참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대중체육활동 대표적인 게 율동체조라 할 수 있는데요. 영화에도 나온다고 하네요.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것은 특별 처방이라는 북한 영화입니다.

"아버지! 이젠 일어나 아침운동 하라요." "보이지 않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돌돌.."

◀ 차미연 앵커 ▶

게으른 생활을 하다가 건강에 적신호가 온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율동체조 시간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 만호 동무! 왜 매일 체조에 늦소?" " 저, 그게 약 먹는 시간에 딱 체조를 하다 보니까..."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는 이렇게 일과 전이나 업무 사이에 모여서 율동 체조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라는 거죠?

◀ 나민희 ▶

그렇죠. 아침에 일 시작하기 전에 율동 체조를 하고 학교에서도 업간체조라는 게 있어서 수업과 수업 사이에 간이에 체조를 한다. 율동체조를 되게 일상에서 자주 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말씀하신 율동체조, 이런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이 제작해서 보급했는데요, 소년 율동 체조부터 노인 율동 체조까지 나이대별로 동작이 다릅니다.

◀ 나민희 ▶

이제 그걸 하는데 노래가 다 있어요. 그래서 성인율동체조는 가슴 펴고 세상을 굽어보라 이제 좀 약간 좀 경쾌하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음악인 거죠. 근데 웨이브가 등장을 해요. 그래서 처음에 제자리에서 뛰다가 이렇게 옆으로 가는데 그게 되게 착 이렇게 웨이브를 해줘야 되는데

◀ 나민희 ▶

내가 오늘 좀 기분이 좋다 하면은 웨이브가 잘되고 아니면 그냥 옆으로 갔다 왔다 이 정도만 되거든요. 그리고 또 노인율동체조는 어르신들이 하는 거라서 음악도 되게 천천히 딴딴딴딴 이렇게 천천히 그냥 내 젊은 시절~ 하면서 추억 떠나가 하면서 약간 음악을 타면서 이제 율동을 하면 잘할 수 있다.

◀ 차미연 앵커 ▶

왜 운동이 힘들 때 하면 노동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근데 이렇게 노동과 동원으로 지쳐 있는 북한 주민들이 또 이 운동을 억지로 해야 된다면 이게 또 다른 노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 성문정 ▶

그렇습니다. 경험해 보셨겠지만 스포츠 활동은 내가 원하는 종목을 내가 자발적으로 했을 때 가장 즐겁고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북한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부분들을 강제로 의무화시켜놓고 있지 않습니까. 국가에서 정해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들이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에서 생활체육 같은 대중체육은 개인의 삶의 풍요로운 만족감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보다는 정부가 정해 놓은 대로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그런 수단적 방법밖에 없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나민희 ▶

제가 식당에서 근무를 할 때도 일 시작하기 전에 마당에 다 나와서 율동체조를 하고 했었고 그다음에 행사, 행사 훈련 들어가기 전에 몸을 풀어주는 게 기본이었거든요. 그래가지고 북한에서는 이 율동 체조 보급시간도 있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동작을 다 외워서 할 수 있어야지 집에 보내는 시간도 있고 하다 보니까 정말 일상에서 계속 하고 좀 더 잘해보려고 했던 그런 체조였죠.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를 보면 개인의 체력이나 체육 활동은 스스로 챙기는 시대가 됐잖아요. 북한은 여전히 좀 다른 것 같습니다.

◀ 성문정 ▶

사실 1990년대에 보면 고난의 시기가 시작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연치 않게 1992년도에 북한에서 인민보건체조가 만들어져서 보급되기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굉장히 힘들었던 지금 시기에 다시 율동체조를 보급하는 이런 형태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북한에서의 체육 활동은 사회주의 건설 국가를 승리로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적 활동이다, 국가가 의무를 부과한 것에 이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북한이 제도적으로 또는 지금보다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의 수준이 개방적으로 바뀌게 되면 모를까 그러지 않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정부가 강조하는 주입식 체육 활동들이 주가 이룰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나민희 ▶

아무래도 남한에서는 이제 먹고 사는 게 다 어느 정도 완전히 해결이 되다 보니까 건강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운동도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즐기고 있잖아요.저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등산을 한다는 게 너무 이해가 안 됐었어요. 굳이 왜 고생을 사서 하나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 정도로 북한에서는 이제 주민들이 일상에서 많이 지쳐 있다 보니까 북한 사회가 좀 많이 변화가 돼서 주민들이 일상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운동들을 스스로 찾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제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서 북한 주민들도 바빠질 텐데요. 최소한의 건강 챙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필국 앵커 ▶

추워서 운동 못 하겠다는 핑계를 대기 어려울 만큼 날이 포근한데요. 봄맞이 운동 계획 세운 게 있다면 올해는 꼭 성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6741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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