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김건우 "한 번도 쉬운 적 없었던 연기, 그래서 더 재밌죠"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3. 3. 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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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김건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 번도 연기가 쉬웠던 적은 없다. 그렇기에 배우 김건우에게 연기는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원동력 그 자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ㆍ연출 안길호)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건우는 극 중 문동은(송혜교)에게 학교폭력을 가한 5인 중 한 명인 손명오를 연기했다.

김건우를 본 순간 김은숙 작가는 손명오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그만큼 짧은 오디션 시간 동안 김건우는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았고, 그렇게 모든 배우들의 꿈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함께할 수 있었다.

‘더 글로리’에는 가해자들에 대한 어떤 미화나 서사가 없었지만, 김건우는 디테일한 연기를 위해 손명오의 전사를 나름 생각했다고 했다. 김건우는 “부모의 케어나 손을 타야 할 시간에 부모 없이 자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자라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흘러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이가 살아남으려고 하는 행동들이 악한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생활밀착형 양아치로 보이길 원했다”라고 말했다.

“‘더 글로리’에 임하는 목표는 ‘도움이 되자’ 딱 하나였다”는 김건우는 손명오 만의 질감을 만들기 위해 특히 고심했다. 김건우는 “분량이 많지 않아서 나오는 장면마다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캐릭터의 질감이 진하면 내가 손명오 자체로 보이지 않을까 했다. 그것만 한 임팩트는 없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건우는 “어딘가에 있을 법한 양아치 느낌을 주고 싶어서 캐릭터의 질감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 대사 없는 신에서 손명오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김건우의 계획대로 손명오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수치심이 없나 의심이 될 정도로 저질스러운 욕을 스스럼없이 내뱉고, 경란(안소요)에게 성적인 모욕을 주고도 뻔뻔하게 구는 작태가 보고만 있어서 불쾌감을 자아낼 정도로 양아치 그 자체였다.

특히 손명오가 최혜정(차주영)에게 줄곧 사랑해 왔다고 고백하는 장면마저 시청자들에게 ‘고백공격’이라고 회자될 정도로 저급한 손명오의 캐릭터성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김건우다.

물론 김건우는 손명오가 최혜정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했다. 김건우는 “박연진(임지연),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는 같은 무리, 손명오랑 최혜정은 또 다른 무리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한 현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 문동은을 연기한 송혜교와의 첫 촬영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김건우는 “그 신이 저에게 중요한 신이었다. 문동은에게 소희가 누구 때문에 죽었는지 듣는 신이었는데, 제가 거기에 잘 반응해야 했다. 그게 하필 첫 촬영날 걸리는 바람에 지금 생각해 보면 못내 아쉽다”라고 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송혜교의 배려는 큰 도움이 됐다. 김건우는 “혜교 누나가 워낙 잘해주셨다. 선배를 넘어서 진짜 어른 같았다.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동은오적’이라고 불리는 가해자 5인방을 연기한 임지연, 박성훈, 김히어라, 차주영과는 이제 사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가 됐다고 했다. 이처럼 김건우에게 ‘더 글로리’는 배우로서 이름을 알린 것과 더불어 좋은 사람까지 안겨 준 고마운 작품이었다.

“‘더 글로리’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감사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어요. 해외 시청자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수석 출신인 김건우는 지난 2017년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데뷔, 올해로 데뷔 7년 차가 됐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연기를 했지만, 연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김건우다.

매번 꿰야하는 퀘스트 같지만 김건우는 오히려 그 점이 계속해서 연기를 해나가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김건우는 “연기가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다. 작품이 거의 다 끝날 때쯤에야 캐릭터에 대해 알 것 같다. 항상 아쉽다”면서 “이렇게 나를 갈증 나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노력하게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연기라는 자체가 너무 재밌다”라고 말했다.

“저는 저에 대한 믿음이 커요. 물론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건 아니에요. 저라는 배우에게 분명히 어떠한 쓰임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직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블러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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