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동시에 방사능 쓰나미 덮쳐…北, '수중 核드론' 공개

홍주형 2023. 3. 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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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3일 수중폭발 시험 진행
59시간 잠항·전투부 폭발 주장
김정은 “美·南에 압도적 대응”
사드 원격발사대 첫 전개훈련
韓·美, 北 미사일 대응 다양화
북한이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참관했다. 핵무인수중공격정은 김 위원장이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다.
북한은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핵무인수중공격정이 지난 21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훈련에 투입돼 북한 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59시간 12분간 잠항했고, 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해 시험용 전투부가 수중 폭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인내와 경고를 무시한 미국과 남조선(남한)당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책동이 가증될수록 우리는 끝까지 더욱 압도적으로, 더욱 공세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핵무인수중공격정은 8차 당대회에서 ‘해일’로 명명됐으며, 지난 2년간 50여회의 시험을 거쳤다.

통신은 지난 2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부대들을 전술핵공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해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 작도동에서 발사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2기와 화살-2형 2기가 북한 동해에 설정된 1500㎞와 1800㎞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각각 7557∼7567초와 9118~9129초간 비행해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주장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 무기개발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왔으며 북한이 발표한 실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 기간(13∼23일)을 전후로 핵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신무기 공개를 지속해왔다.

북한 위협에 맞서 한·미의 대응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미는 24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원격발사대 전개 훈련이 처음으로 시행됐다고 전했다.

공군은 20∼24일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FS 연습과 연계한 연합야외기동훈련 ‘전사의 방패’(WS)훈련의 일환으로 주한미공군 A-10과 한국 공군 F-35A, F-15K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정밀유도무기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사용한 공대공·공대지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수중서… 공중서… 북한이 21∼23일 실시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수중폭발시험에서 공격정이 폭발하면서 수면 위로 물이 솟구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북한이 22일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에 투입된 미사일이 해안 일대를 비행하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21∼23일 ‘해일’ 수중폭발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24일 밝히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해군 기지 겨냥 부산까지 사정권… 한·미 “대응강도 더 높일 것”

북한 핵위협이 공중에 이어 수중으로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24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성능시험을 공개했다. 수중에서 핵무기를 터뜨리는 방식으로 부산, 포항 등 동해안 항구를 마비시키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전사의 방패’(WS) 훈련에 대해 북한이 핵위협으로 맞서면서 한반도는 ‘강대강’ 대치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핵공격으로 해군력 격차 뒤집기 시도

북한의 핵무인수중공격정은 정찰·감시 등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만든 무인잠수정(UUV)에 핵무기를 탑재한 개념으로 추정된다. 다만 회수 기능이 없고 목표 위치에서 수중 폭발을 하므로 핵어뢰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표적을 탐색하지 않고 사전 입력된 위치를 찾아가는 개념이라 비용도 적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하지 않아 북한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북한 주장대로 핵무인수중공격정이 80∼150m 수심에서 약 60시간을 잠항하면, 부산을 포함한 동해안 전역의 항구와 해군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해군 잠수함 함장 출신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은 재충전기능이 없는 배터리로 항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약 60시간 항해는) 가장 일반적인 납배터리 수준의 성능으로, 3노트(시속 약 6㎞)로 기동해도 180마일(290㎞) 항해가 가능하다. 북한 해역에서 부산항까지 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육군은 지난 20일부터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에서 FS/TIGER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연합제병협동사격이 진행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K9A1 자주포와 미 M777A2 견인포가 동시 탄착 사격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핵무인수중공격정이 항만에서 폭발하면 강력한 해일로 항구가 초토화되고 선박은 파괴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핵오염피해는 상당 기간 항만 사용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부산과 포항 등 동해안 항구와 해군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 해군 발진 기지이자 미 증원군 및 해군 함정이 들어오는 곳이다. 동해안 항구가 북한의 핵공격을 받으면 핵추진항공모함을 비롯한 한·미 해군 함정은 보급 문제 등으로 동해에서 장기간 작전을 할 수 없다. 북한이 한반도 유사시 한·미 해군을 지원할 동해안 항구들을 무력화, 한·미 연합군의 해군력 우위를 흔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성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다양한 핵 운용 수단을 선보이면서도 실제 탑재할 핵탄두는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에서 쓰일 핵탄두가 방사능 해일을 일으킬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는 FS 연습을 종료했다. 하지만 연합야외기동훈련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미국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 등이 참가하는 쌍룡훈련이 다음 달 3일까지 포항에서 진행된다. 이달 말에는 니미츠급 핵항모가 참가하는 연합항모강습단훈련이 예정됐다. 남은 연합훈련과 미군 전략 자산 전개에 따라 북한의 무력시위성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北 정찰위성 준비… 美 “인태 예산 증액”

북한은 23일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인공위성 개발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군사용 위성 발사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해 12월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며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우리는 인도태평양에서 더 탄력적인 전투태세에 투자하고 있으며 파트너국가와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의 국방소위 청문회에서 국방부의 내년 예산과 관련, “이번 예산에는 직전보다 40%가 증가한 태평양 억제 구상(PDI) 예산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 예산은 사상 최고인 91억달러(약 11조7000억원)로, 하와이와 괌에서의 더 강력한 전투태세와 더 나은 방어, 동맹 및 파트너국과의 협력 심화 재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은 인도태평양의 동맹 및 파트너뿐 아니라 미 본토에도 실질적인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이번 국방부 예산은 한반도 전쟁 방지(노력)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홍주형·박수찬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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