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현대모비스 서명진, 유재학 총감독의 마지막을 빛낸 제자

손동환 2023. 3.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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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진(189cm, G)은 필사적이었다. 옛 스승의 은퇴식을 기쁜 마음으로 맞고 싶어서였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2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92-89로 꺾었다.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시즌 첫 번째 6연승을 확정했다. 전적은 33승 19패.

현대모비스는 2019~2020시즌 중반부터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먼저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과 라건아(전주 KCC) 등 2018~2019 통합 우승 주역들을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했고, 팀의 심장이자 레전드였던 양동근(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은 2019~2020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원에 신경 썼다. 대표적인 선수가 서명진(189cm, G)이다. 서명진은 2018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가드. 부산중앙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가드로서 지녀야 할 패스 센스와 슈팅 능력을 겸비한 유망주다.

서명진은 2019~2020시즌 중반부터 기회를 얻었다. 2020~2021시즌에는 팀의 주전 가드로 거듭났다. 정규리그 53경기 평균 26분 2초 출전에 8.3점 4.5어시스트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기여했다.

그리고 2021~2022시즌에 포텐을 제대로 터뜨렸다. 46경기 평균 24분 52초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10.1점 4.4어시스트 2.5리바운드로 득점 부문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현대모비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또 한 번 힘을 실었다.

하지만 서명진에게 따라다닌 꼬리표가 있었다. ‘멘탈’과 ‘승부처 경쟁력’이다. 서명진이 좋은 기량을 가지고도, 강하지 않은 멘탈과 승부처 경쟁력이 서명진의 평가를 절하했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도 서명진도 이를 인지했다.

2022~2023시즌의 서명진은 예년과 비슷한 출전 시간(경기당 26분 43초)을 부여받았다. 기록 또한 경기당 9.7점 3.3어시스트 2.2리바운드.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도 1.4개에 불과하다. 3점슛 성공률도 약 33.5%.

그러나 서명진을 향한 내부 평가가 달라졌다. 서명진이 이전보다 독해졌다는 평가다. 독해진 서명진은 어느 누구와의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박수를 얻고 있다.

또, 서명진을 초창기부터 가르쳤던 유재학 총감독이 이번 KGC인삼공사전 종료 후 현대모비스 사령탑 은퇴식을 한다. 이번 KGC인삼공사전이 서명진에게 큰 의미인 이유.

서명진은 시작부터 과감했다. 슈팅 동작에 이은 페이크로 오마리 스펠맨(203cm, F)을 완벽히 속인 후, 게이지 프림(205cm, C)에게 패스했다. 프림이 이를 완벽히 마무리. 그리고 서명진은 신나게 달렸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181cm, G)의 노룩 백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 경기 시작 3분 54초 만에 KGC인삼공사의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유도했다.

KGC인삼공사가 현대모비스의 페이스를 끊으려고 했지만, 서명진은 거기에 휘말리지 않았다. 과감하고 빠른 전개, 넓은 시야와 상대 압박수비에 밀리지 않는 몸싸움으로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서명진은 2쿼터 초반에도 과감했다. 자신보다 뛰어난 피지컬과 노련미를 갖춘 양희종(195cm, F) 앞에서 3점을 터뜨렸다. 기세를 더 끌어올린 현대모비스는 2쿼터 시작 1분 만에 37-18로 앞섰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기세에 흔들렸다. 1쿼터와 정반대의 양상. 서명진의 페이스도 흔들렸다. 신민석(199cm, F)의 공격 리바운드와 속공 참가가 없었다면, 현대모비스는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51-4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서명진은 3쿼터에 다시 달렸다. 먼저 뛴 프림이 자리 싸움 동작으로 서명진의 돌파 공간을 터줬고, 이를 확인한 서명진은 더 빠르게 KGC인삼공사 진영으로 접근. 손쉽게 레이업을 성공했다.

또, 서명진은 2쿼터보다 더 강하게 자신의 매치업과 몸을 부딪혔다. 루즈 볼을 향한 간절함 역시 컸다. 이 모두 높은 집중력의 증거.

높은 집중력을 슈팅으로 연결했다. 오른쪽 윙에서 원 드리블 이후 더 오른쪽으로 갔다. 59-49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오세근(200cm, C)의 골밑 공격을 몸으로 부딪히는 투지까지 보여줬다. 3쿼터에만 8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72-63으로 KGC인삼공사와 간격을 벌렸다.

서명진은 4쿼터에도 과감한 속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속공 레이업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앞 허벅지를 다쳤다. 곧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의 부상 이탈이 또 한 번 우려됐다.

하지만 서명진은 코트로 다시 나왔다. KGC인삼공사 수비 진영이 갖춰지기 전에, 서명진이 볼을 치고 나왔다. 현대모비스의 얼리 오펜스와 득점이 나왔던 결정적인 이유.

서명진은 2대2에 이은 킥 아웃 패스로 아바리엔토스의 3점을 도왔다. 상승세를 탄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3분 전 92-81까지 달아났다.

마지막에 위기와 마주했다. 92-89에서 마지막 수비. 2대2 후 바꿔막기를 했던 프림이 넘어졌고, 변준형이 3점 라인 밖에 홀로 섰다. 하지만 변준형의 3점은 실패. 현대모비스는 루즈 볼을 챙겼다. 루즈 볼을 챙긴 현대모비스는 극적으로 이겼다. 은퇴식을 맞은 유재학 총감독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를 찾은 팬들에게도 그랬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현대모비스가 앞)
- 2점슛 성공률 : 50%(24/48)-약 56%(24/43)
- 3점슛 성공률 : 약 38%(12/32)-약 29%(10/34)
- 자유투 성공률 : 약 77%(10/13)-약 79%(11/14)
- 리바운드 : 49(공격 16)-35(공격 7)
- 어시스트 : 21-16
- 턴오버 : 11-10
- 스틸 : 7-7
- 블록슛 : 4-6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울산 현대모비스
- 게이지 프림 : 26분 18초, 23점 10리바운드(공격 3) 3블록슛 2어시스트 1스틸
-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 34분 44초, 18점 7어시스트 4리바운드 1스틸
- 서명진 : 34분 2초, 18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1스틸
- 최진수 : 31분 11초, 13점 6리바운드(공격 1) 3어시스트
2. 안양 KGC인삼공사
- 오마리 스펠맨 : 40분, 32점(3점 : 4/10) 14리바운드(공격 2) 4스틸 2어시스트 1블록슛
- 변준형 : 27분 1초, 16점 4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오세근 : 26분 52초, 16점 5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 박지훈 : 23분 47초, 11점 5어시스트 2스틸 1리바운드
- 배병준 : 28분 34초, 10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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