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동산은 끝났다’고 말할 때가 내집마련 찬스”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3. 3. 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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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의 부동산 봉다방>
집값 폭락 예측한 배문성 애널리스트 인터뷰-중
전세가와 매매가 근접할 때가 매수 적기
저성장기, 자산가격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의 저자인 배문성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채권 애널리스트는 “대중이 부동산을 외면할 때가 집을 사야할 시기”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저금리 시대에는 미래의 불확실한 호재까지 선반영해 집값이 폭등했다”면서 “금리가 치솟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리가 부동산 가격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인가?

“부동산 가격은 금리, 인구, 소득, 공급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인구, 소득, 주택공급은 하루 아침에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단기간에 크게 변할 수 없는 변수들이다. 반면 금리는 다른 변수보다 훨씬 더 단기적으로 급변동할 수 있다. 금리가 집값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지난 2~3년간의 집값 변동이 대표적 사례이다. 다만, 금리가 안정되면 소득과 주택공급이라는 변수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저가 매물이 거래되면서 집값 반등을 기대하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세가격의 반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사진은 중개업소 사무실에 붙어 있는 전세매물 안내문, /뉴시스

-미국에서 은행이 파산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과 관련, 채권 금리가 급격히 떨어졌다. 9.11과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보다 더 떨어졌다. 과도한 측면이 있다. 미국에서 은행 파산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리스크 규제를 굉장히 강화했다. 미국 정부의 조기대응으로 공포를 진화하는 양상이다. 몇몇 중소 은행이 파산한다고 해서 2008년 수준의 금융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크레딧스위스의 부실 문제는 예전부터 거론되던 문제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했던 충격은 아니지만 당분간 전염여부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2~3년 전만 해도 집값 폭락은 상상도 못했다. 지금와서 보면 부동산도 사이클을 그린다.

“고성장 시대에는 성장이 금리를 이길 수도 있었다.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집값이 오를 수 있었다. 우리 나라도 이제 선진국으로 진입, 소득이 높아지고 고령화돼 과거와 비교하면 저성장이 필연적이다. 저성장기에 진입하면 자산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처럼 변동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자산 가격이 낮아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그런 사이클을 그릴 것이다. "

-2~3년전에 유동성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 유행했다.

“그런 주장은 인플레이션은 없고 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유동성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금리 인상은 없다는 의미이다. 2011년 3.25%였던 기준금리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0.5%까지 내려갔다. 금리가 내려간다는 것 자체는 돈값이 낮아진다는 의미이다. 이게 익숙해지면 경제주체들은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돈값이 더 낮아진다고 느끼게 된다. 당연히 뭐라도 사야 할 것같은 압박감, 조바심이 강하게 몰려온다. 이는 과거 경험의 산물일 뿐이다.”

배문성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채권애널리스트. /이명원 기자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이었다.

“인플레이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수요가 탄탄해서 가격이 오르는 수요견인형 인플레이션은 성장을 동반한다. 소득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임대료도 오르기 때문에 부동산은 당연히 좋은 투자자산이다. 또 다른 종류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이다. 수요가 늘어나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비용이 늘어나서 물가가 오른다. 이럴 경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한다. 만일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면 터키처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터키의 경우라면 화폐보다는 희소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는 나라는 극히 예외적이다.”

-GTX 등 부동산 호재를 반영했던 동탄, 송도 등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 저금리 시대에 나스닥 기술주나 암호화폐가 많이 오른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미래의 호재를 선반영한다. 2020년 세종시의 경우, 국회이전이라는 호재로 집값이 폭등했다. 그런데 세종시의 국회이전은 불확실한 미래였지만, 호재를 선반영 가격이 치솟았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가면 선반영됐던 호재가 오히려 부담이 된다. "

-최근 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반등을 했다.

“부동산이 주식, 채권과 다른 것은 단타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 30~40% 폭락하면 기술적 반등이라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투자가들이 그런 기대를 갖고 주식을 사면 실제 반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아파트는 한번 사면 최소한 몇 년은 보유해야 한다. 몇 년 뒤를 보면서 의사 결정을 해야한다. 그 몇 년 뒤에 과연 지금 집을 사는 게 현명한 결정이냐 아니냐도 결국은 고금리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

-지금 집을 집을 사야 하나?

“굳이 타이밍에 집착한다면 대중이 부동산 시장을 외면할 때가 적기라고 본다. 대중들이 부동산에대해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가 집 사기 좋은 시기이다. 지금만 해도 집값 추가 하락과 급반등에 대한 공포와 기대감이 넘쳐난다. 상승장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여전히 집값은 무조건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남아 있다. 상승장에서 집을 사지 못한 분들은 조정이 오면 집을 꼭 사야 한다는 마음들이 있다. 지금 나타나는 일부 지역의 반등이 그런 의미일 수 있다.

리먼사태가 터졌을 당시 급락했던 집값은 반등 후 장기간 하락한 바 있다. 2013년~2014년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끝났다는 주장이 유행했다. 그때는 고령화로 일본식의 장기침체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먹혔다. 그런 분위기가 팽배하는 시기가 다시 온다면, 오히려 매수하기엔 좋은 시가라고 본다.”

-고점 대비 일부 지역에서는 40~50% 하락했다. 이런 곳이라면 지금 무조건 사야 되는 것 아닌가?

“집값이 40~50% 정도 떨어졌다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도 봐야 한다. 대체로 폭락했다는 지역은 집값만 떨어진 게 아니라 전세가격도 그만큼 떨어졌다. 전세가격와 매매가격의 차이(갭)의 측면에서 보면 매수 시기는 아니다. 전세가와 매매가가 근접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매수타이밍을 참조할 수 있는 지표는?

“주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싸늘하게 냉각된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차이로 측정 가능하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매우 근접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사람들이 부동산은 더 이상 돈이 되지 않는다며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선택하면 전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집값은 떨어진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최소화되는 시기가 온다. 과거 2012~ 2013년의 서울 상황이다. 이럴 때가 집을 사야할 적기이다. ”

※이 인터뷰는 배문성 애널리스트의 개인 의견이며 회사(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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