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될래요”...시들어가는 교대 인기, 학생들 발길 돌린다 [스물스물]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3. 3. 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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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교대·초등교육과 평균 경쟁률
‘2대 1’로 사실상 미달 수준
서울교대 백분위 70% 컷
합산 점수 2년새 17점 하락
전국교육대학생연합 “교사를 줄이는 것은
저출생과 교육불평등 심화시켜”
지난 3월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새로 입학하는 1학년 신입생들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 <박형기기자>
초등학교 교사 양성 관문인 교육대학교와 대학 초등교육학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대다수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의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에 가까웠으며,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 점수도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교대 인기가 시들해지고, 수월성 교육 위주의 정책을 펼치는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전국 교육대학생들이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10개 교대와 이화여대·제주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등 총 13곳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0대 1이었다.

정시 경쟁률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았다. 한국교원대(5.0대 1), 이화여대(3.9대 1)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경쟁률이 3대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 수준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경쟁률이 3대1 미만이 되면 사실상 미달로 보는데 정시에서 수험생이 최대 3곳까지 입시 원서를 넣을 수 있어서다.

수시모집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인원 역시 올해 2023학년도가 총 502명으로, 역시 최근 5년 중 최다다.

지난해인 2022학년도(465명)보다도 8.0% 늘었다.

정시에 붙고도 교대를 포기하고 다른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정시 추가합격 인원은 지난해 기준 305명으로, 1년 전보다 14.7%나 늘어나기도 했다.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의 인기 하락 추세는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서울교대의 2021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 합산 점수는 2020년 288점에서 2022년 270.5점으로 17.5점이나 떨어졌다.

경인교대는 2020학년도에 276.5점을 기록한 백분위 70% 컷 합산도 2022학년도에서는 263점을 기록했다.

부산교대 백분위 컷 합산은 2020년 264.5점에서 2022년 260점으로 하락했다.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은 전년도 해당 대학과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 중에서 최종 등록한 학생 중 70% 위치에 있는 학생의 성적을 의미하며, 입시업게에선 통상 백분위 70%컷을 합격 예측의 적정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들어가는 교대 인기와 함께 교사를 줄이고 수월성 교육 위주의 정책을 펼치는 것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전국 교육대학생들이 비판하기도 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에 따르면 교대련 소속 8개 교육대학과 2개 대학 초등교육과는 지난 20일 기자회견과 대자보를 통해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대련은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을 3대 개혁이라고 말하고, 학생들을 줄 세우는 수월성 교육이 개혁 방안이라고 말한다”며 “저출생 시대라서 교사를 줄이는 것은 저출생과 교육 불평등을 굳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근본적인 교육 여건 개선 방안 없이 교과서를 인공지능(AI)으로 바꿔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경쟁이 극도로 심각한 것이 문제이지만, 정작 핵심 이유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는 26일에도 현 정부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집회를 연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국적으로 교대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원인으로는 크게 학령인구 감소, 학생·학부모로부터의 교권 침해, 교원 처우 악화 및 행정업무 과중, 지방 여학생들의 인서울 종합대학 선호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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