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망하고 우울증"…20대 청년, 2년 만에 대박난 비결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방준식 2023. 3.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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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관리 앱 '루빗' 이준영 대표
매일 루틴 완료하면 게임처럼 보상
이용자 번아웃 우울증 비율 44% 감소
"연간 7조원 글로벌 멘털시장 도전장"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1살에 창업 실패후 우울증에 시달렸어요. 번아웃에 빠지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큰 고통이었죠.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물 마시기처럼 저만의 약속을 정했어요. 작은 성취·행복감이 쌓이자 번아웃에서 빠져 나왔죠. 저와 같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돕기 위해 두번째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일상에서 게임 퀘스트를 하듯 루틴을 하면 성공 보상을 줍니다. △칭찬 한마디 건네기 △물마시기 등 재미를 줬죠. 별다른 마케팅 없이 해외에서도 입소문이 났습니다. 세계인의 '손안의 AI심리상담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gettyimagesbank

최근 직장인 번아웃이 심각하다. 지난해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글로벌'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직장인 45% 이상이 "높은 업무 강도와 업무량으로 인해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관련 시장도 급부상 하고 있다. 글로벌 멘털 헬스케어 시장은 연간 7조원에 달하며, 매년 16.5%씩 급성장 중이다. 말 그대로 '블루(우울)' 오션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다. 마케팅 없이 2년 만에 국내외 이용자 17만명을 모은 루틴 관리 서비스 '루빗' 이준영 대표(25)의 이야기다. 

이준영 대표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루틴 관리 서비스 '루빗' 운영 이준영(25) 대표 입니다. 루빗은 이름처럼 루틴을 습관(routin to habit)처럼 반복하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입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웰니스 IT 스타트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21살부터 처음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2019년 검증된 광고대행사 중개 플랫폼에 뛰어들었지만 여러 시행착오와 외주업체와의 마찰로 사업 운영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심한 우울증과 번아웃에 시달렸죠.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저만의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물한잔 마시는 것부터 시작했고 점차 늘려갔죠. 우리의 일상에 루틴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렇게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 두번째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Q. 초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번아웃 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강제성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초기에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스티커를 화장실이나 직장, 헬스장에 붙여 정해진 시간에 스마트폰을 교통카드 쓰듯 찍으면 알람이 꺼지는 서비스였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많았죠. 갑자기 일이 생기면 알람을 끄지 못하는 상황이 되거나, 하드케이스를 쓰면 태그 기능이 안되는 경우 등 더 빨리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사업을 전환했습니다."

루빗 앱 모습.

Q. 게임 기능이 참신합니다.
"동기부여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효과적일지 고민했습니다. 매일 루틴을 완료하면 당근을 받습니다. 그 당근을 받아 게임 속 토끼 캐릭터 '루빗'이 사는 방을 꾸밀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Q. 다른 리워드 앱이 많습니다.
"토스나 캐시워크 등 현금 보상을 주는 앱이 많습니다. 만보기 기능을 이용해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습관은 자발적인 기록이라 달성 검증이 어렵습니다. 현금성 리워드는 수지타산이 안맞죠. 대신 가상의 게임 아이템을 통한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Q.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 기능도 있습니다.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봐야 합니다. 거울치료라고 하는데요 감정일기를 작성하고 루빗과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돌아보고 생각을 수정하며 심리치료를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인지행동치료를 고도화하여 심리치료를 도와주는 앱이 되고자 합니다." 

Q. 챗GPT와 비슷한가요. 
"아직은 인공지능이 아닌 스크립트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챗GPT같은 기술이 계속 나온다면 향후에는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심리치료까지 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루빗 앱 모습.

Q. 마케팅 없이 입소문을 탔습니다.
"1년 만에 국내 이용자 10만명을 넘었습니다. 글로벌 출시후 3개월 만에 해외 이용자도 5만명을 달성했죠. 현재 누적 17만명이 루빗을 쓰고 있습니다. 멘털케어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도 나왔습니다. 3개월 만에 우울증에 대한 비율이 44% 감소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루빗의 이용자는 90%가 여성으로 20대가 가장 많습니다. 40대도 10% 이상으로 나오고 있죠. 미국시장이 주력 타깃이지만 브라질, 독일, 영국에서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Q. 최근 직장인 번아웃이 심각합니다.
"가장 먼저 작은 루틴을 반복하고 어떤 습관을 했을때 성취감이 큰지를 인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루틴을 늘려가면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행동활성화 (Behavioral Activation)이라고 합니다."

Q. 사업적인 롤모델이 있나요.
"미국에 '핀치'라는 앱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멘털케어 앱이죠. 서비스 1년만에 이용자 200만명, 연매출 50~80억원 달합니다. 핀치는 우울증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루빗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행동실천에 집중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가요.
"의지력이 약한 사람이 타깃입니다. 매일 아침에 못일어 나는 이들에게 보상을 준다면 성취감이 가장 큽니다. 매일매일 습관을 유지하면서 멘털케어적으로도 관리 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gettyimagesbank

Q. 어떤 게임 기능이 있나요.
"온라인 RPG 게임처럼 매일매일 퀘스트를 줍니다. 가장 인기 있는 퀘스트는 △누군가에게 칭찬 한마디 건내기 △하루 계획 세우기 △일어나서 물한잔 마시기 입니다. 행동을 완료하면 보상을 주죠. 의지력이 약하면 루틴을 만드는 것조차 힘듭니다. 목표가 너무 높으면 행동 수행에도 압박감이 크죠. 그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게임 기능을 넣었습니다."

Q. 멘털관리 시장을 어떻게 보나요.
"글로벌 멘털헬스케어 시장은 연간 7조원에 달합니다. 매년 16.5% 씩 급성장하고 있죠. 매출 40%가이 북미에서 나옵니다. 그만큼 굉장히 큰 시장이죠. 국내도 이런 상담 시장이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담사를 통한 비용이 비쌉니다. 앱을 통해 심리상담을 보조한다면 더욱 효과가 좋아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등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Q.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표는 사용자를 꾸준히 늘리면서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입니다. 메인 수익모델은 정기구독과 광고수익입니다.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로 확장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추후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입점시켜 앱 안에서 상품 구매를 돕는(B2B2C) 앱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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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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