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돌보고 딸기 기르고···우울·고립감 해소하죠"

글·사진=김경미 기자 2023. 3.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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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체험에도 기본적으로 치유 효과는 있습니다. 푸른 자연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농산물을 수확하며 성취감도 맛볼 수 있죠. 하지만 치유농업은 그런 단순한 농촌 체험보다 좀 더 높은 목표로 운영됩니다."

치유농업센터 개관 실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안 주무관은 "기존 센터에는 공간 문제로 몇 가지 형태의 치유농장만 있었는데 이제는 옥상정원형이나 상자텃밭형, 허브·야생화정원 등 시설·농장·스마트농장형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설비를 갖추게 됐다"며 "아동부터 어르신·가족·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자들에게 꼭 맞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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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 안은규 주무관
번식 빠른 귀뚜라미 기르며 성취감
딸기 재배하며 사회성도 키울 수 있어
어르신 장애인 등 대상 다양한 사업
감정 노동자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
민간에 치윤오업 확산 노력할 것
안은규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팀 주무관이 치유농업의 소재로 쓰이는 딸기를 손에 든 채 웃고 있다.
[서울경제]

“농업 체험에도 기본적으로 치유 효과는 있습니다. 푸른 자연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농산물을 수확하며 성취감도 맛볼 수 있죠. 하지만 치유농업은 그런 단순한 농촌 체험보다 좀 더 높은 목표로 운영됩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치유농업센터에서 만난 안은규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팀 주무관은 치유농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농업 소재를 활용해 치유 효과를 낸다는 점은 평범한 산림욕이나 식물 기르기, 자연 체험 등과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대상자별로 겪는 우울, 고립, 발달장애 및 인지장애 등의 정신적 문제에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개입해 실질적인 재활 효과를 내려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 주무관은 직접 계획하고 올해 중 70회가량 진행할 1회성 프로그램 ‘꿀벌이랑 딸기랑’을 사례로 제시하며 치유농업의 방식과 효과를 부연했다. 그는 “딸기는 원래 초여름 과일이지만 인공수분을 해주는 꿀벌 등 인위적 노력이 더해지며 사계절 과일이 됐다”며 “많은 도움 끝에 겨울에도 먹을 수 있게 된 딸기처럼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돌아보며 사회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예로 귀뚜라미를 활용한 노인복지 사업을 들었다. 안 주무관은 “귀뚜라미는 사육 케이지 안에서 기를 수 있는 데다 먹이 주기, 청소하기 등 간단한 돌봄만 줘도 건강하게 자라 누구나 집에서 기르기에 적합한 곤충”이라며 “처음에는 웬 벌레냐며 탐탁지 않아하셨던 어르신들도 나중에는 적적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말벗이 된라며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귀뚜라미는 짧은 기간에 새끼를 낳는 등 번식이 빠르기에 돌보는 사람에게 성취감도 준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6200㎡ 규모로 문을 연 치유농업센터의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농업기술센터

2021년 3월 치유농업법이 전면 시행된 지도 어느새 2년. 관련 사업과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자리잡으며 참여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지만 아직은 치유농업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안 주무관과 동료들의 올해 목표도 치유농업의 장점을 더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안 주무관이 소속된 치유농업팀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시농업팀’으로 불리다 올해 18년 만에 이름표를 갈아 끼운 것도 그런 맥락이다.

치유농업센터라는 6200㎡ 규모의 거점 기관이 지난해 10월 문을 연 것도 치유농업 확산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요소다. 치유농업센터 개관 실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안 주무관은 “기존 센터에는 공간 문제로 몇 가지 형태의 치유농장만 있었는데 이제는 옥상정원형이나 상자텃밭형, 허브·야생화정원 등 시설·농장·스마트농장형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설비를 갖추게 됐다”며 “아동부터 어르신·가족·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자들에게 꼭 맞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그는 “치유농업의 특성상 농장으로 직접 나오셔야 하는 지점들이 있기에 참가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 번 참여했던 복지관은 계속하려고 하는 등 지역사회에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의 전화도 초기보다 확실히 늘었다.

안 주무관은 치유농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도 바쁘게 지낼 계획이다. 그는 “시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난해 8개의 민간 치유농장을 지원했는데 올해도 더 보급할 것”이라며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이나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소방관, 감정노동자 등을 위한 특수목적형 프로그램 개발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완성한 과제들이 센터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농업기술센터
글·사진=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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