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저출생 법안’ 봇물…‘軍 면제’ 등 황당 대책도
[앵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국회에서도 아빠들의 육아 휴직 기간을 대폭 늘리는 등 '저 출생 법안'을 쏟아내고 있는데, 일부 섣부른 대책이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병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회에 제출된 이른바 '저 출생 대책' 법안들입니다.
대부분 일과 육아를 병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자는 내용들인데 21대 국회 들어서만 법안이 140건 가까이 쌓였습니다.
주목되는 건 아빠의 육아 참여를 확대하는 안입니다.
최장 90일까지 쓸 수 있는 엄마와 달리 열흘 수준인 아빠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14일에서 30일까지 늘리고 휴가를 쓸 때도 '청구'가 아닌 '통지' 방식으로 바꿔 회사 눈치를 보지 않게 하자는 것입니다.
늘어난 출산 휴가만큼 지급될 급여를 정부가 추가 보조해 기업 부담을 줄여주자는 법안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섣부른 대책의 경우 논란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야당 의원은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최저 임금을 적용하지 말자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의원/지난 21일 : "이 법안이 실현된다면 싱가포르와 같이 월 100만 원 수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위선희/정의당 대변인/지난 21일 : "현대판 노예제도입니까. 인종차별 합법화 법안을 제정하겠다는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에서도 20대에 자녀 셋을 낳은 아빠는 병역을 면제해 주자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초혼 연령이 이미 30대로 넘어간 상황에서 '비현실 대책'이란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23일 : "모든 걸 다 검토하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어디하고 협의해 보거나 그런 적이 없어요."]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20대 아이 셋' 대책을 공식 제안하거나 추진 계획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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