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오너 2세 희비… 이사회 변화 힘주는 '대웅'

최영찬 기자 2023. 3. 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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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제약바이오 이사회 지각변동②] 사내이사 선임으로 엿본 제약사 전략

[편집자주]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이사회의 변화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영 일선에 물러났던 바이오 기업 회장들이 복귀한다. 전통의 제약기업들은 대대적인 이사회 개편으로 새판을 짜고 있다. 이사회 구성을 놓고 일부 기업은 소액주주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불어닥친 이사회 변화를 살펴봤다.

한미약품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구성원을 대폭 교체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권세창 대표이사와 이관순 부회장의 용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기사 게재 순서
① "진짜 위기다"… 서정진·조영식, 다시 돌아온 제약바이오 회장님
②제약업계 오너 2세 희비… 이사회 변화 힘주는 대웅
③분쟁 또 분쟁… 바람 잘 날 없는 바이오 경영권
한미약품은 3월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3명의 사내이사 후보자와 3명의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을 다룬다. 업계에서는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이 이사회 6명을 새롭게 선임하며 대대적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사회 구성원이 대폭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오너 2세인 임종훈 한미약품 그룹지원 사장(사진)은 사내이사 임기가 그대로 만료돼 이사회에서 제외된다. /사진=한미약품


세대교체 신호탄? 한미약품, 이사회 대폭 물갈이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권세창 대표이사와 이관순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기로 하며 용퇴를 결정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권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직을 수행했던 우종수 대표이사가 단독대표이사로 한미약품을 이끌게 됐다. 우 대표는 지난 20일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돼 한미약품 경영에 전념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이사회에 한미약품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임원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박재현 제조본부장 부사장, 서귀현 R&D센터장 부사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전무이사다. 2017년 권세창·우종수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한미약품의 중흥기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우 대표의 임기만료 이후 이들 사내이사에서 공동대표이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우 대표의 한미약품 사내이사 임기만료일은 2025년 3월24일이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윤도흠 성광의료재단 의료원장 겸 차의과대학교 의무부총장, 윤영각 파빌리온자산운용 대표이사 회장,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를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동시에 윤 회장과 김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삼진제약 오너 2세인 조규석 경영관리 부사장과 최지현 영업·마케팅 부사장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진입했다. 제일약품의 오너 3세인 한상철 사장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사진은 삼진제약 본사(왼쪽)와 제일약품 본사. /사진=각사


세대교체 속 희비 엇갈리는 오너 2세


한미약품의 세대교체 움직임 속에 오너 2세인 임종훈 한미약품 그룹지원 사장은 사내이사 임기를 그대로 만료하며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임종훈 사장의 담당업무도 2022년 3분기 보고서에서는 경영기획·최고투자책임자(CIO)였는데 지난 21일 공시한 2022년 연간 사업 보고서에서는 그룹지원 사장으로 변경돼 역할에도 변동이 생겼다.

이번 정기주총 이후 한미약품 이사회에 남는 오너 2세는 장남인 임종윤 미래전략 사장뿐이다. 임종윤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4년 3월26일까지다.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남매간 경영권 승계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아 이들의 사내이사 진입 여부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달리 1968년 창업한 뒤 현재까지 50년 이상 조의환·최승주 회장 공동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삼진제약의 오너 2세는 나란히 이사회에 진입했다.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1941년생으로 만 81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조규석 경영관리 부사장과 최지현 영업·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24일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가 됐다.

제일약품의 오너 3세 한상철 사장도 지난 24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이번에도 대표이사는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를 지내며 국내 제약사 최장수 전문경영인 기록을 쓸 성석제 사장이 맡는다. 다만 이번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2026년이면 한 사장이 만 50세가 되는 만큼 성 대표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웅제약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박성수 대웅 나보타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업의 확장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대웅제약 본사.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나보타 사업 조타수 이사회 들여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업 확대에 진심인 모양이다. 3월29일 정기주총에서 박성수 대웅 나보타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나보타 사업의 진두지휘를 맡길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2015년부터 대웅제약에서 나보타 사업 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2021년부터 지주사 대웅의 나보타 총괄부사장을 겸직했다.

대웅제약은 2022년 나보타 사업으로 14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연 매출 1조6973억원의 10%에도 미치지는 못하지만 2021년보다 78.5% 증가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은 123.3% 늘었다. 대웅제약의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사업 파트너 에볼루스는 나보타(미국명 주보)의 매출을 2028년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을 정도다. 에볼루스는 2022년 나보타로 매출 1억4860만달러(19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9% 늘었는데 2023년 나보타 매출 규모는 2022년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나보타의 성장세에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함으로써 나보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대웅도 3월29일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송기호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나보타 사업 확장을 위한 재무지원도 든든히 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8일 자사주 약 42만7000주를 대웅에 처분해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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